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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상업용부동산시장 분석: 임대료 내리고 공실률 급증…오피스시장 찬바람; 2009.12.02 10:34 입력 | 2009.12.02 22:14 수정

2009년 상업용부동산시장 분석

임대료 내리고 공실률 급증…오피스시장 찬바람
상업용모기지담보부증권(CMBS)부실가능성 적다

 
2년간의 리모델링 끝에 16일 재개관한 서울 중구 남대문로의 서울스퀘어는 올 1월 분양계약에 들어갔지만 지난 달 16일까지 계약률이 40%에 불과했다. 옛 대우 그룹의 사옥으로 도심 한복판인 서울역 맞은편에 위치해있고 한국 경제성장의 상징으로까지 불렸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저조한 성적이다. 현재 이 빌딩에 입주하기로 한 대기업 계열사는 LG이노텍과 SK그룹의 계열사 등 두 곳뿐이다.
국내 경기에 서서히 훈풍이 불고 있지만 오피스빌딩 등 상업용부동산시장은 여전히 혹한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의 부실이 경제 회생의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는 미국처럼 한국에서도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경기회복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프라임 오피스 총 공실률은 09년 2분기의 3.4%에서 09년 3분기에 4.1%로 증가해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기업들 여전히 위기, 오피스빌딩시장 혹한
 
올 3분기 국내 오피스 시장 임대료가 전 분기 대비 0.2%내려 5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하고 공실률이 급증하는 등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부진을 격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빌딩 주인들이 임차인을 찾기 위해 제시하는 ‘1년 임차 시 3개월 무료’등 각종 인센티브까지 감안하면 1년 전과 비교해 실질 임대료는 20%가량 내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중구 서소문동 연면적 6만㎡의 A빌딩은 최근 새로 입주하는 기업에 한해 3.3㎡당 1만 원 이상 낮춘 임대료를 제시하고 있다. 공실률이 48%로 절반 이상 비어있는 데다 인근의 서울스퀘어나 삼성본관의 리모델링 등 신규 빌딩 공급이 예정돼 있어 임차인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공실률이 52%에 이르는 강남구 역삼동의 B빌딩 역시 최근 임대 관리 전문 업체에서 컨설팅을 받고 임대료를 종전보다 7%가랑 내린 3.3㎡당 7만 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세빌스코리아 관계자는 “매년 물가인상률만큼 정기적인 인상을 해오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임대료가 하락한 빌딩은 서울 전체 빌딩의 10%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빌딩의 빈 공간도 계속 늘고 있다. 서울 빌딩 평균 공실률은 올1분기 평균2.0%, 2분기 3.4%, 3분기 4.1%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강남권 빌딩은 주요 세입자인 보험사와 정보기술업체들이 좀 더 싼 빌딩을 찾아 강남을 떠나면서 공실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실제 2000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가 세워졌을 때부터 이곳에 입주해 왔던 소니코리아는 비용 절감을 위해 올 2월 임차료가 3.3㎡당 2만 원이 더 싼 방배동 구산타워로 이전했다.
도심권에서는 ING생명과 푸르덴셜생명 등 보험사 자체가 폐점하거나 지점이 폐쇄되는 경우가 늘면서 빈 빌딩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안철수 연구소, NHN, 네오위즈 등 IT업체들이 테헤란로나 여의도를 떠나고 있다.

 
◆ 신규공급량 넘쳐, 초고층빌딩 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경기에 후행하는 빌딩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또 국내총생산(GDP)등 경기지표는 호전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여전히 안 좋은 데다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기업도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내년에는 금리 인상까지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고정 비용을 계속 줄여 나가겠다는 계획으로 임대료 절감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신규 공급을 앞두고 있는 초고층 빌딩이 많아 공실률이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 타워(122층·555m), 용산지구 랜드마크타워(150층·650m), 마포구 상암동 상암DMC터의 서울라이트(133층·640m)등이 완공되는 시점에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국내 빌딩 시장이 연쇄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또 초고층 빌딩들이 입주하는 시점을 전후해 2,3년 간 빌딩 시장의 침체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도심 주요 빌딩의 값비싼 임차료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일부 외국계나 대기업 등으로 극히 한정돼 있다고 볼 수 있어 공급초과에 따른 평균 임대료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실이 많거나 지속적으로 공실 발생이 예상되는 일부 빌딩의 경우 임차인의 유치나 확보를 위해 임대료를 3%에서 14% 정도 낮춰 분기별 평균 임대료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 늘어나는 공급과 감소하는 임대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건물주들이 무상임대기간 혹은 무상 인테리어 공사기간 등과 같은 임차인에게 유리한 조건을 대폭 제공하기 때문에 실질 임대료는 20%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 CMBS부실가능성은 아직 적다
 
한국경제가 전반적으로 바닥을 벗어나기는 했지만 서울권 프라임 오피스 임대 시장에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는 시각이 강하다. 수요 감소가 공실률을 4.1%까지 밀어 올리면서 임차인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현 상황을 감안한다면 실질 임대료의 대폭적인 하락을 쉽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신규로 공급될 빌딩들도 09년 4분기의 공실률이 3분기의 2배에 달하기 때문에 임대료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약세가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강남과 여의도권역보다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인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중심업무지구)의 공실률은 09년 4분기에 서울 스퀘어와 삼성본관이 다시 문을 열면서 2배 이상 급증해 1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2배 이상 급증하는 공실률 상승은 다시 상업용부동산시장 침체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할 공산이 크다.
또 신규공급이 생기면서 CBD의 순 흡수율은 증가할 수도 있지만 공실률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서울의 올 연말 공실률은 8%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 말에는 10년 동안 가장 높은 공실률이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수요가 계속 약화됨에 따라 그 하락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록 서울 프라임 오피스 공실의 상당 부분이 소수 빌딩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런 건물의 건물주들이 매우 공격적인 임대료를 제시해 결국 시장의 전반적인 임대료 하락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빌딩 시장의 한파에 가까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전문 금융회사인 CIT그룹의 파산으로 미국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한국에서 재연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만기가 몰려있는 상업용모기지담보부증권(CMBS)이 한꺼번에 부실화돼 금융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국은 오피스 빌딩을 담보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며 CMBS에 한국 금융회사가 투자한 사례도 많지 않기 때문에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내년 말까지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연이은 침체는 불가피하지만 공격적으로 회복하고 있는 국내 경기여건과 맞물려 내 후년 3분기 이후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 용어설명
 
공실률 - 상가나 건물 등이 얼마만큼 비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 건물의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실물경기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잣대 가운데 하나다.
 
흡수율 - 부동산 공실률과 흡수율은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른 결과를 미리 파악하고 가격과 임대료 등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흡수율은 1년을 기준으로 비어 있는 공간이 얼마나 임대되는가를 보여주는 수치로 일정기간 공실률 변동을 반영한다.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 중심업무지구. 상업 ·금융 ·관공서 ·전문 직업 ·오락 및 서비스 활동들이 집중되어 있는 도시의 핵심지역을 일컫는다.
유동화증권 - 유동화 중개기관이 자산을 원보유자(자산소유자)로부터 떼어내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를 거쳐 증권화시킴으로써 시중에 유통시키는 것을 말한다. 유동화증권은 원보유자의 파산 위험에 대비해 담보를 안전장치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산 원보유자가 직접 발행한 채권보다 높은 신용등급으로 평가된다.
 
CMBS - 상업용부동산 저당증권(CMBS)은 금융기관이 업무용 빌딩이나 상가, 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빌려준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증권을 말한다. CMBS는 주택저당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과 성격은 비슷하지만 담보대상 측면에서구분이 된다.
주택과 같은 일반 부동산이 아닌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만큼 MBS에 비해 담보가치가 높고 그만큼 투자 리스크(위험)는 작다는 것이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