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성남발전연합 창립 2주년 기념식 및 특별토론회 현장을 다녀오다

성남발전연합 창립 2주년 기념식 및 특별토론회 현장을 다녀오다: 2009.09.15 13:45 입력 | 2012.01.29 17:44 수정

성남시민ㆍ대한주택공사 순환재개발 놓고 열띤 공방 펼쳤다 
도시정비사업 현안 놓고 토론회 열려 
일부 참석자 야유ㆍ발언 제한 아쉬워 
 
<IMG src="/wysiwyg/PEG/W_1252989828.jpg">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의 모습 
 
지난달 18일 성남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성남발전연합 창립 2주년 기념 특별토론회가 열렸다. ‘성남 도시정비사업 현실적 방안은?’이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는 정휘만 도시재생신문 대표가 진행을 맡아 2시간 가까이 이끌었다. 
토론자 대부분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넘기며 성남시가 안고 있는 문제, 특히 재개발 정비사업과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에 대한 문제 등을 다뤘다. 이날 토론회는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주제에 대한 심층성과 시의성을 확보하며 행사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가 주공 관계자가 말할 때마다 야유와 욕설을 퍼붓고, 질의응답 시간에 소수의 참석자에게만 발언권을 부여하는 등 진행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나타나 ‘옥에 티’로 지적되기도 했다.
 
 
“민간-공공 잇는 가교 역할모델 필요하다” 
발제자, 재정비사업 문제점 조목조목 지적 
 
토론회는 주제 발표를 맡은 김용석 법무사가 그 막을 올렸다. 그는 최근 서울시가 제시한 재정비사업에 대한 공공의 개입 확대와 관련해 지난 수십 년간 민간이 주도해 온 정비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김 법무사는 “최근 공공이 재정비사업을 관리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게 된 근본 이유는 그동안 민간 중심으로 이뤄져 온 정비사업의 한계 때문”이라며 “낮은 투명성, 정비업체 선정에서의 공정성 결여, 신망 있는 전문가 부재 등이 대표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리고 OS요원 등을 동원한 현행 서면결의서 징구 관행에 대해서도 조합원의 의사를 왜곡할 수 있다는 사유를 들어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이러한 문제들이 공공이 한다고 해서 쉽게 치유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제껏 주공이 보여준 사업 방식은 민간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 법무사는 또 “논란에도 불구하고 향후 정비사업에 대한 공공의 참여 확대는 불가피하다”며 “민영 방식과 공공을 적절히 연결해 문제를 보완해 줄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조합과 시공사, 관련업체 모두를 참여시킬 수 있는 법제화된 협회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A name="[문서의 처음]"></A> 
“재개발 사업의 주인은 주민” 
 
주공의 정비사업 진출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중동 3구역 재개발 주민대표회의의 박용훈 위원장은 “주공이 시행자라고 하더라도 관리자에 불과하므로 주민들의 권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이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면 택지 개발에나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곤두세웠다. 
이는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의 경우 택지 개발사업과 달리 주민의 재산을 가지고 그 사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행자는 시행자답게 그 본분에 충실할 것을 주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의 성토는 그간 주공이 각종 정비사업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왔는가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중동 3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에서 주공은 주민대표회의 구성과 운영 규정에까지 관여하면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연출했다고 한다. 몇몇 참석자들은 이에 공감한 듯 주민들의 기본권마저 무시됐다며 핏대를 세우던 박 위원장에게 박수를 보내며 “옳소”, “주공, 물러가라”를 외치기도 했다.
 
 
주공 “오래 풀러 왔다” 
일부 주민 “오해? 흥!” 
 
<IMG src="/wysiwyg/PEG/W_1252989878.jpg">
<A name="[문서의 처음]"></A>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정기 단장(좌)과 그와 열띤 공방을 벌인 홍순두 위원장 
 
이날 토론회장 단상 위엔 사회자를 포함해 총 8명이 앉아 있었다. 이 가운데 유독 이 자리가 힘겨웠을 사람이 있었다. 바로 주공의 이정기 성남도시재생사업 단장이 그러하다. 
그는 자신의 발언 차례가 되자 “많은 주민들께서 오해하고 계신 것 같다”며 “오해를 풀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말할 때마다 객석 여기저기에서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이 단장이 “주공은 성남에서 돈을 벌기 위해 온 게 아니다”라고 하자 한 주민이 “웃기는 소리”라며 “오해를 풀기 위해 왔다더니 그것마저 거짓말”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이 단장은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그는 토론 내내 주공이 정비사업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논란이 됐던 ‘순환정비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등 주민들 사이에 쌓인 불신의 벽을 허물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주공, “주민 부담 줄이려고 왔다” 
순환정비방식, 법은 OK-주민은 NO 
 
이 단장은 먼저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풍토를 조성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성남에) 온 것”이라며 “신속한 사업 추진과 새로운 사업 모델 제시 등을 통해 성남시민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세입자 이주 대책의 일환으로 순환정비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에 대한 오해 역시 풀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주공은 순환정비사업을 통해 정비사업에 얽힌 이해관계를 신속히 정리해 원만히 사업을 추진하고 원주민의 정착률을 높이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순환정비사업이란 정비사업지구 인근에 이주용 주택을 확보해 재개발 사업으로 거주 공간을 잃게 되는 주민들을 이주시킨 후 개발이 완료되면 현지로 재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 방식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제35조 제1항에는 ‘사업시행자는 정비사업을 원활히 시행하기 위해 정비구역 내외에 새로 건설한 주택 또는 이미 건설돼 있는 주택에 그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되는 주택의 소유자 또는 세입자가 임시로 거주하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그 정비구역을 순차적으로 정비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같은 법 제8조 제4항은 ‘순환정비방식에 의해 정비사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 시장ㆍ군수는 주공 등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해 정비사업을 시행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주공은 최근 성남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 정비사업장에 시행자로 지정돼 참여하면서 일부 마찰을 빚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금광 1구역 재개발 사업장. 이곳은 현재 주공과 주민대표회의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는 사업 구역이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말 열렸던 주민총회는 이를 반대하는 다수의 주민들 탓에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기도 했다. 
또한 주공이 그동안 성남 중동 3ㆍ단대 구역 등지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권익 보호보다는 자사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행태를 보인 전례가 있어 주민들은 주공을 믿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A name="[문서의 처음]"></A> 
순환정비사업은 이주 문제 해결사? 
사업성 침해ㆍ주민 기만하는 행위! 
<A name="[문서의 처음]"></A> 
이러한 사정을 따져보면 이날 토론회에서 발생한 일부 주민들에 의한 소동(?)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특히 순환정비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진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순환정비사업의 핵심은 집주인과 세입자를 이주단지로 이주시킨 뒤 사업이 완료되면 이들을 다시 불러들여 원주민 정착률을 높이는 데 있다.
그러나 몇몇 참석자는 “순환정비사업은 ‘세입자 보호’란 미명하에 주공이 사업성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이 방식은 주민들의 여론 수렴 과정이 배제돼 있다”고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토론자로 나선 홍순두 금광 1동 권리자보호특별대책 위원장은 “이주 문제를 앞세워 순환정비방식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정비사업이 ‘단발’로 끝나는 현실에서 ‘순환’이란 말은 주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A name="[문서의 처음]"></A>
성남시의 무관심도 문제…충고이자 경고 
다른 지역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이윽고 토론이 끝이 났고 곧바로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하지만 질문자 가운데 토론회 주제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발언을 한 사람에 대한 비난이 난무했던 부분, 질의 시간을 주기로 했던 한 주민에게 끝내 발언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소란이 일어났던 점 등은 향후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성남시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들을 수 있었다. 정비사업의 또 다른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팔짱을 낀 채 방관했던 시(市)의 행적을 자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폐회사를 하던 신 의원은 “성남시는 반성해야 한다”며 “정비사업 현장은 물론 오늘 행사장에서조차 시 관계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는 시장을 비롯해 기념식에 참석했던 시 관계자들이 토론회 시작 전에 대거 행사장을 빠져나간 걸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토론회야말로 주민의 의견을 직접 접하고 조금이나마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관계자 대부분이 그 자리를 피했다는 데 대한 불쾌감의 표시일 수도 있다. 
성남시는 시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 정비사업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시의 역할이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지원하는 데에만 그쳐선 아니 된다. 시는 주민과 소통하고 정비사업의 주체로서 지역 주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굳이 신 의원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는 분명 이날 행사가 성남시에게 던진 진심 어린 충고이자 엄중한 경고다. 성남시 관계자들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 나아가 이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시군구 등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는 분명 성남시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A name="[문서의 처음]"></A> 
“주민 목소리ㆍ전문가 식견 어우러져” 호평 잇따라 
“만시지탄” 아쉬움…“첫 술에 배부르랴” 격려도 
 
<IMG src="/wysiwyg/PEG/W_1252989769.jpg">
<A name="[문서의 처음]"></A>
행사에 참석한 각계각층 인사들 
 
이날 행사는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과 관련해 지역 주민과 현장의 목소리를 접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였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이에 대한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이해관계자들의 속내를 읽을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기념식에 이어 열린 토론회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후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들로 구성된 토론회 패널들의 면면은 차치하더라도 이들의 전문가적인 식견과 문제점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해결 방안에 대한 고민 등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  참석자 A씨는 “그동안 이런 자리가 없어 답답했다”면서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 H씨는 “부족한 면도 없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만큼 앞으로 개선해 나가리라 믿는다”며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