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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공사비 과다 계상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조합 “암반 관련 100억 외에 부실시공 피해도 심각”; 2011.07.05 15:18 입력 | 2011.07.06 10:50 수정

특별취재팀 rknews@rknews.co.kr

피해액 120억으로 추산…삼성물산 또 “묵묵부답”

 
■ 수원 인계주공 재건축

 
본지는 지난 호(40호ㆍ2011년 6월 22일자 4면)에서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소재 래미안노블클래스(구 인계주공아파트ㆍ이하 인계주공)에서 벌어진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과 시공자 간 소송(2010가합135637 손해배상 등)에 대해 자세히 다룬 바 있다.
 
당시 최대 쟁점은 지질 성분 차이에 따른 암반 공사비 과다 계상 문제로, 조합 측은 “당초 시공자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질에 풍화암이 30%가량 포함돼 있다며 터파기 공사를 위한 추가 공사비를 요구해 받아갔지만 실제로 풍화암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추가로 받아간 공사비는 부당이득이며 관련 피해 등을 종합해 보면 조합이 100억 원 상당의 피해를 입어 삼성물산이 이를 되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삼성물산 측에 공식 입장 표명과 관련 정보공개 등을 요청했으나 삼성물산 측은 ‘함구’로 일관했다.
 
암반 관련 공사비 과다 계상 논란은 액수 자체로 보나 이와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의 상징성 등으로 보나 최대 논쟁거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는 인계주공 조합(원)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이 입은 피해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이미 입주까지 마친 상태에서 발견된 시공 하자와 그에 따른 입주자들의 피해다. 인계주공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견된 하자는 모두 47개 항목에 달한다.
 
조합은 “자동환기시스템의 고의적인 누락 및 (시공자가) 당초 제시한 등급에 미달되는 설비의 설치 등을 비롯해 총 47개의 하자가 발견됐다”며 “이는 당초 사업 참여 제안서 제출 때 약속했던 사항들을 위반한 것으로 도급계약 체결 및 이행의 근간이 되는 상호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조합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 측의 부실시공 현황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당초 제시했던 규격이나 품질의 재료로 시공하지 않고 그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재료를 사용했거나 아예 설치하지 않은 경우였다.
 
조합은 인계주공 재건축 사업이 최고 26층 규모의 아파트 23개동 1351가구를 신축하는 것으로, 공사 대금이 3.3㎡당 238만 원(삼성물산이 조합에 제시한 사업 참여 계획서 기준), 총 공사비가 2100억 원을 넘는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47군데의 부실시공으로 인한 피해액이 어마어마하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전문 감정기관이 감정한 바에 따르면, 자동환기시스템의 누락 등 부실시공으로 아파트의 기능ㆍ미관ㆍ안정상의 지장을 초래하는 다수의 하자가 발생했고, 이로 인한 손해액만 최소 120억 원에 달한다”며 “이를 조합원 827명으로 나누면 1인당 1500만 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셈”이라고 밝혔다.
 
조합은 또 삼성물산이 양자가 체결한 공사계약서에 명시된 ‘시공 기준 및 공사의 수준’, ‘입주 및 사후 관리’ 등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계약서 제21조에는 ‘을(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갑(인계주공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에게 공급하는 아파트의 마감 수준은 입찰 시 제시한 사업 참여 계획서에 제시된 마감 수준으로 하며, 사업 참여 계획서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트렌드(trend) 맞춤형으로 한다’고 돼 있다.
 
또 제34조 ‘공사의 하자 보수 및 입주 관리’ 항목에는 ‘공사 목적물의 하자 보수 범위ㆍ기간ㆍ하자 보증금의 예치 등은 주택법 시행령에 따른 범위 한도 내에서 갑과 을이 협의해 결정한다’며 ‘입주 시 주택법 시행령에 의한 사업 주체의 의무 관리는 사업 주체인 갑이 수행하되 을은 이에 최대한 협조키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인계주공 재건축 조합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이마저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조합은 “삼성물산은 계약서에 명시된 (자신들의) 의무는 지키지도 않았으면서 되레 해당 조항의 일부분을 근거로 조합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입주 후 하자에 대한 문제 제기와 관련해 계약서상 ‘주택법 시행령’을 근거로 할 때 재건축 조합은 그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조합은 “삼성물산이 하자 보수 의무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공사계약 제34조 및 분양계약 제9조는 공동주택의 하자 보수와 관련한 일반적인 내용을 규정한 것일 뿐”이라며 “해당 규정이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하자담보책임을 규정한 민법 조항을 배제하는 약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삼성물산에 인계주공 재건축 조합이 주장하는 부실시공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과 함께,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지위를 차치하더라도 공사계약서에 명시된 수준의 마감재 등을 사용하지 않거나 시공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 물었으나 답변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