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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시영 사업시행인가 ‘찻잔 속 태풍’?!: 개포ㆍ고덕發 훈풍에도 강남 재건축 울상; 2011.04.26 11:26 입력 | 2011.04.26 14:57 수정

<IMG style="MARGIN: 4px 0px 4px 8px; WIDTH: 357px" height=581 src="/PEG/13037847868646.jpg" width=700 align=right>지구단위계획, 각종 인·허가도 ‘무용지물’ 

 
[도시재생신문 정훈 기자] 서울 강동구 고덕동 시영아파트(이하 고덕시영)의 사업시행인가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이 일대는 물론 강남 재건축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는 지난 5일 고덕시영 사업시행인가가 지난달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확정과 함께 강남 재건축 시장을 되살릴 ‘쌍끌이’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사업시행인가 발표 후 2주가량 지난 현재 고덕지구가 속한 강동구는 물론 인근 송파ㆍ강남구 등의 대표 재건축 단지의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남구와 송파구의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1년 새 각각 8614억 원, 7783억 원 감소했다. 고덕시영, 둔촌동 주공아파트(이하 둔촌주공), 고덕주공2~7단지 등이 속한 강동구 역시 4054억 원 줄어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4월 24조9280억에 달하던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을 1년 새 3.46% 하락시킨 것은 개포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업 속도를 자랑하던 개포주공1단지가 주도했다. 이곳의 시가총액은 1년 전 4조8961억 원에서 4조6219억 원으로 2742억 원이나 감소했다. 
 
강남구 전체 하락분의 31.8%에 해당하는 것으로,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확정 발표가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 K씨는 “지난 2월 지구단위계획 심의 보류 결정 이후 하락분이 계획 확정 발표 이후에 회복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며 “그만큼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조합 설립 이후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개포주공1단지의 현실과 함께 지구단위계획 확정 이후 외려 사업성이 떨어졌다는 불만이 제기된 점을 가격 반등이 안되는 이유로 꼽았다.
 
재건축 후 4만 가구가 넘는 ‘미니 신도시’ 급으로 조성될 개포지구발(發) 호재가 먹히지 않자 외려 그 여파는 주변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만 하더라도 시가총액이 4조7740억 원에서 4조5266억 원으로 1년 새 2474억 원이나 감소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곳의 시가총액도 1년 전(4조7579억 원)보다 2961억 원이 준 4조4618억 원에 그쳐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과거와 달리 특정 호재가 전체 시장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도가 깨지고 지역별 또는 구역별 호재나 악재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세분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년 새 강남권 가운데 강남ㆍ강동ㆍ송파구는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이 감소했으나 서초구는 상승해 이들과 차별성을 띠었다.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1년 전(24조3318억 원)에 비해 4753억 원이나 증가한 24조8071억 원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저밀도 단지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가 5조9623억 원에서 6조1333억 원으로 1710억 원(2.87%) 늘어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신반포1차(한신1차)의 경우 시가총액이 1조4198억 원에서 1조5765억 원으로 무려 11%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가 2조451억 원에 달하는 다른 3개 구(강남ㆍ송파ㆍ강동)의 하락분을 만회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에 비해 서초구의 개발 기대감이 높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서초구가 최근 유도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반포지구를 전략정비구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건의한 것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개포지구 등과 달리 한강변에 대한 개발 기대감이 꾸준한 점도 서초구의 상승세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난 2008년 12월과 2009년 7월에 각각 입주가 이뤄진 반포자이(옛 반포주공3단지)와 반포래미안퍼스티지(옛 반포주공2단지)의 재건축 성공 사례가 만들어 낸 학습 효과가 1등 공신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탁월한 입지에 뛰어난 학군을 자랑하는 이곳이 최근 몇 년 새 신흥 부촌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들 주변의 개발 기대감이 덩달아 높아졌고 이것이 서초구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줬다는 것이다.
 
실제로 반포래미안퍼스티지는 작년 한 해 동안 전년 동기 대비 시세가 가장 많이 상승한 단지로 꼽힌다. 2009년 말 29억5000만 원 선이던 반포래미안퍼스티지 268㎡는 작년 말 호가가 32억 원에 달했다. 이곳의 현 시세 역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30억~32억50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고덕시영 3263가구로 재건축=강동구청은 지난 5일 강동구 고덕동 670 일대 19만4302㎡를 사업시행구역으로 하는 고덕시영 재건축 사업에 대한 사업시행인가를 내줬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강남구 개포지구와 함께 지구단위계획에 의한 재건축 사업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고덕지구 재건축이 다시 한 번 조명을 받게 됐다.
 
강동구에 따르면 고덕시영은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51개동 3263가구(전용면적 기준 ▲60㎡ 미만 666가구 ▲60~85㎡ 1521가구 ▲85㎡ 초과 1076가구)로 탈바꿈된다. 조합 측은 오는 2014년 입주를 목표로 남은 절차(이주-철거-착공 등)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009년 7월 정비구역지정이 이뤄지면서 본격화된 고덕시영 재건축 사업은 그동안 3번이나 환경영향평가가 반려되면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일 환경영향평가에 이어 이번에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으면서 사업에 날개를 달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지지분이 넓어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높은 데다 소형주택인 전용면적 기준 85㎡ 이하가 2200가구에 달해 일반분양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하지만 사업시행인가의 파급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예전에는 사업시행인가가 호재로 작용함과 동시에 사업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패턴을 보였지만 현재 상황은 이와 다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 고시 이전과 이후 거래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며 “매도 호가도 무작정 오르기보다 각 매물 사정에 따라 차별화 양상을 보여 시장이 특정 호재나 악재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고덕시영發 훈풍 고덕지구에 영향 줄까?
단지별 상황 천차만별…영향 미미 예상

 
사업시행인가 발표 후 2주일 정도 지나는 동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기대를 밑돌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고덕시영발(發) 훈풍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한 ‘무상지분율’ 논쟁의 여파가 여전한 가운데 이미 입주가 시작된 고덕주공1단지(현 고덕아이파크)를 제외하고 고덕지구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가 출현한 것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고덕지구에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장 가운데 이곳만큼 빠른 사업 속도를 내는 곳도 찾기 쉽지 않다. 단독주택 재건축 구역인 고덕1ㆍ2-1ㆍ2-2지구만 해도 아직 추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합이 설립된 고덕주공2~7단지 가운데 현재 관할 구청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곳은 2단지와 4단지 2곳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고덕지구의 경우 개별 단지마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의 처리 여부에 따라 사업 속도가 차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단지별로 처한 상황과 당면 과제가 상이한 만큼 고덕시영과 관계없이 각각의 상황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사업 속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현재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지난 2009년 상반기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당시에도 고덕시영발(發) 호재로 강남권 전체에 기대감이 만연했으나 그 영향이 미미했던 만큼 학습 효과 탓에 기대감도 예전과 같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6월 고덕시영이 고덕지구 지구단위계획상 용적률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249.99%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내용의 정비계획을 공람ㆍ공고를 하면서 시장에 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설립에 대한 기대 심리와 비슷한 시기 지구단위계획 주민 공람을 시작한 개포지구발(發) 호재와 맞물려 더욱 고조됐다.
 
그러나 둔촌주공의 조합 설립이 지연되고 개포지구의 지구단위계획 확정 역시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해당 지역에 잠재해 있던 갈등이 표면화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에 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 역시 급격하게 가라앉았다.
 
고덕지구 내 주요 재건축 단지인 주공2~7단지가 처한 상황이 제각각인 데다 몇몇 사업장의 경우 휘발성이 강한 사안의 처리를 앞두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덕주공2단지는 지난 2009년 11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이후 지난해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조합원 간 분쟁으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결국 이곳은 공공관리제도의 적용을 받게 됐고, 고덕지구 주요 재건축 단지 중 유일하게 시공자를 뽑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다.
 
이와 상관없이 이곳 조합은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단지 조합 관계자는 “현재 구역 내 분쟁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고 지난 12일 구청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해 인가가 나는 대로 시공자 선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고덕주공3단지도 무상지분율 논쟁의 여파로 내분이 발생한 데 이어 최근 조합원들끼리 집행부 해임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어 사업 추진 동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고덕주공4단지는 지난 2월 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해 현재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고덕시영이 인가 신청에서 고시까지 5개월가량 소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덕시영 이상의 사업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단지 조합 관계자는 “빠르면 올 연말까지 이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 일단 인가가 떨어져야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은 조만간 시공자(현대산업개발)와 무상지분율을 주변 단지와의 형평성에 맞는 수준으로 조정하기 위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고덕주공6단지에서 시작된 무상지분율 논쟁은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주공4단지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덕주공5단지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곳은 지난해 10월 조합설립인가 취소 판결을 받아 현재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2심 선고에서 조합 측에 유리한 판결이 나오더라도 소송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설령 2심에서 소송이 종결된다고 해도 건축심의를 받아야 해 당분간 그 이상의 사업 추진은 어려울 전망이다.
 
고덕주공6단지 또한 지난해 5월 시공자(두산건설) 선정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고덕주공7단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이곳은 지난달 정기총회를 열어 시공자와의 가계약 체결의 건 등을 상정ㆍ가결시켜 사업시행인가 신청에 필요한 주요 안건들을 처리했다.
 
하지만 이날 총회에서 시공자(롯데건설)와 가계약을 체결하는 문제를 놓고 조합원 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분쟁의 소지가 남아 있어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고덕시영 투자 매력은?
42→111㎡ 추가부담금 2억

 
고덕시영발(發) 파급효과가 미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렇다면 이제는 고덕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업 속도를 보이고 있는 고덕시영에 지금 투자해도 좋은지 따져보는 게 현실적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 J씨는 “한 그루의 나무(고덕시영)가 무럭무럭 자란다고 해서 인근 나무(고덕지구)까지 잘 자란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이참에 숲보다는 나무에 집중해 그 나무를 잘 키워 더 많은 과실을 얻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나은 선택”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한창 성장 중인 나무에 영양분을 더 주입한다고 해서 더 많은 과실을 수확할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투자자들도 고덕시영에 대한 투자 여부와 투자 시 진입 타이밍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J&K부동산투자연구소가 용적률 250%, 3.3㎡당 분양가 2100~2200만 원 등으로 가정해 고덕시영 재건축 아파트의 수익성을 예측한 결과 가장 작은 규모인 42㎡를 갖고 있는 조합원은 추가부담금 1928만 원을 내면 재건축 후 공급면적 81㎡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1㎡를 배정받으려면 1억9528만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현재 호가가 4억3000만 원~4억4000만 원에 형성돼 있고 인근 아파트 81㎡ 시세가 5억3000만 원 정도임을 고려하면 재건축으로 7000만 원 정도 수익(금융비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부담금 제외)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54㎡를 보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후 81㎡를 받으면 1억2433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현재 5억4000만 원 선인 매물을 사서 재건축으로 비슷한 가격 아파트를 얻는 것이기 때문에 돌려받는 돈(1억2433만 원)이 곧 시세 차익이 되며 투자 금액 대비 수익률은 21%에 달한다.
 
재건축 후 111㎡를 받으려면 추가부담금 5167만 원을 내야 하는데 5억4000만 원짜리 아파트가 재건축 후 시세 6억8000만 원인 새 아파트가 되기 때문에 단순 시세 차익은 8800만 원가량이다.
 
반면 조합원이 재건축 후 대형 아파트를 분양받을수록 수익률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74㎡ 아파트(대지지분 98㎡)를 보유한 조합원이 138㎡를 배정받으면 4208만 원을 환급받지만 172㎡를 받는다면 추가부담금이 2억1992만 원에 달한다.
 
현재 61㎡를 가진 조합원도 재건축 후 172㎡를 받으면 시세 차익이 7400만 원 선으로 수익률이 12%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형 아파트 배정을 염두에 두고 고덕시영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는 현재 시세와 향후 기대 수익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형 아파트를 배정받을수록 추가부담금이 커지고 기대 수익이 낮아지는 만큼 이곳 조합원들의 관심은 전용면적 84ㆍ102㎡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설명>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개포ㆍ고덕지구발(發) 호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 새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