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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지구 계획 보류는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 ■ 저층 재건축단지 대표 서면 좌담회; 2011.03.08 14:36 입력 | 2011.03.08 14:56 수정

갑자기 문제제기 재건축 지연시키려는 의도
인센티브 없이 소형ㆍ임대주택 확대 ‘불가능’

 
[도시재생신문 정훈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택지개발지구(이하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심의 보류 후폭풍이 매섭다. 서울시의 보류 결정 이후 한 달이 지난 이달 초 개포지구의 분위기는 ‘흉흉함’ 그 자체였다.
 
특히 개포지구 32개 단지 가운데 그나마 사업에 속도를 내던 저층 5개 단지(개포주공1ㆍ3ㆍ4단지, 개포시영, 일원현대)는 집단적으로 반발할 태세다.
 
당초 저층 6개 단지(일원대우는 사업 추진 실적이 미미하다며 사양함) 재건축 정비사업조합 및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모두에 질의서를 보냈으나 몇몇 단지는 내부 사정 등으로 개략적인 의견을 밝히는 수준으로 대신했다.
 

#. 지구단위계획 승인이 또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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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환 개포주공4단지 추진위원장(이하 장 위원장)=농락당한 심정이다. 개포지구는 지난 2002년 지구단위계획 수립 당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향후 5년간은 재상정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2007년 5월까지 관계 당국의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09년 9월부터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수립하고 그 과정에서 수차례 서울시 등과 협의를 거쳐 이번에 시(市)에 제출했는데 느닷없이 소형ㆍ임대주택 문제를 들고 나왔다.
 
협의 과정에서 일언반구도 없다가 갑자기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주민들은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는 개포지구 재건축을 또 다시 지연시키려는 의도이며 이에 주민들은 분노를 금할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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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법인 일원현대 조합장(이하 김 조합장)=무엇보다 이번 서울시 결정이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에 즉흥적으로 반응해 이뤄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은 지난 1년 동안 강남구청에서 2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계획을 입안하고 관련 부서 협의 및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소위원회 자문까지 마친 상태에서 본위원회에 상정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공급 확대 방안을 고심하던 관계 당국이 때마침 개포지구라는 ‘카드’를 발견해 이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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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개포시영 추진위원장(이하 이 위원장)=이번 서울시 결정에 대해 당 추진위를 비롯한 개포지구 전체 주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특히 당 추진위는 지난번 심의에서 계획의 결정ㆍ고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 모든 사업 계획을 짜 왔던 터라 보류 결정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 최근 저층 7개 단지 대표들과 회동해 추후 대책 등을 논의했는데 서울시 등이 납득할 만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개포지구 전체가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다.
 
◆개포주공1단지 조합ㆍ개포주공3단지 추진위=내부 사정으로 상세히 답변할 수 없는 점을 이해해 달라. 다만 우리들 역시 타 단지와 마찬가지로 이번 서울시 결정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주민들의 뜻을 저버리는 처사다. 서울시 등이 조속히 주민들의 뜻에 맞게끔 대책을 내놓고 하루빨리 지구단위계획을 결정ㆍ고시해야 한다.
 

#. 보류 자체도 문제지만 임대ㆍ소형주택이 걸림돌일 듯한데.
 
◆김 조합장=무작정 소형 주택을 늘리라는 요구는 그 저의가 의심될뿐더러 현실성도 떨어지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생각한다. 당국이 소형 주택 공급 확대를 관철시키려 해도 법적 범위 내에서 각 단지별 특성에 맞춰 사업이 추진되는 게 중요하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사도 반영해 추진돼야 하는데 현재 대다수 주민들이 시 결정에 결사반대하고 있는 만큼 권고한 바와 같은 정책의 무조건적인 실행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 위원장=우리 단지만 해도 수립한 정비계획에 이미 관계 법령 등이 정한 주택 건립 비율이 반영된 상태이다. 게다가 사업성 제고를 위해 법정상한용적률에 최대한 부합하는 수준에서 용적률을 계획하고 있으며, 재건축 소형 주택도 법정 비율을 제공키로 결정한 상태라 인센티브가 없다면 더 이상의 소형ㆍ임대주택 확대는 불가능하다.
 
◆장 위원장=용적률 상향 없이는 소형ㆍ임대주택 확대가 불가하다. 그런데 서울시는 “(변경안에 반영된) 용적률이 높다”고 하면서도 “소형ㆍ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말이 되질 않는다. 서울시는 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 당분간 지구단위계획의 심의 통과가 어려울 것 같다.
 
◆장 위원장=서울시가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조건에 따라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서울시가 주민들이 도저히 수용할 없는 조건을 강요할 경우 주민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이 위원장=강남구청에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재상정하기 위해 관련 업무를 진행 중에 있다. 당 추진위를 포함해 개포지구 주민들은 구청과의 협의를 통해 변경안이 재상정될 수 있도록 모든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서울시와 강남구의 협조도 필요하다. 저층 7개 단지의 주거 환경은 너무 열악해 하루빨리 재건축이 추진돼야 한다. 주민들의 아픔을 헤아려 조속히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당국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 저층 단지 차원의 대책 논의가 이뤄졌다고 들었다.
 
◆김 조합장=저층 7개 단지는 오랫동안 사업이 표류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 일보 직전이다. 인내심에 한계가 왔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다.
 
◆이 위원장=당 추진위는 물론 개포지구 내 모든 주민들이 모여 변경안이 통과될 때까지 집회ㆍ시위 등을 통해 강경 투쟁할 계획이다. 다만 무작정 투쟁에 나서기보다는 서울시장 등과 면담을 통해 대책을 들어본 뒤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장 위원장=진의 파악이 우선이나 당국이 끝까지 부당한 요구를 관철하려고 한다면 물리적인 행동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변경안 통과가 상반기 중으로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서면 ‘개포지구재건축연합회’ 차원에서 주민들의 분노를 집결,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다.
 

#.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시 권고를 수용할 계획은 있나?
 
◆이 위원장=신속한 사업 추진이 주민들을 위한 길이지만 개포지구는 오랜 사업 지연으로 이미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 당 추진위는 시(市) 요구에 대한 면밀한 검토 후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필요한 경우 재건축이 시급한 저층 단지들 먼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한 뒤 이후 추진 과정에서 시 요구를 보완ㆍ수정할 수 있는 방법을 건의할 예정이다.
 
◆장 위원장=사업성이 떨어지는 데도 시 요구를 받아들이는 문제는 보다 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서울시 요구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것을 수용할 경우 우리의 피해는 얼마나 되는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서울시가 어떤 인센티브를 줄 것인지 등을 파악한 뒤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김 조합장=서울시가 (모두가 윈윈하는) 방안을 제시하면 최대한 협조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모든 정책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서울시도 한쪽 면만 보고 무리한 요구를 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 지구단위계획이 결정ㆍ고시된 후의 계획을 듣고 싶다.
 
◆장 위원장=절차상 곧바로 단지별로 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구청에서 입안이 이뤄지고 그것이 확정ㆍ고시되면 추진위 단계인 곳은 조합 설립 절차를, 조합이 설립된 곳은 건축심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김 조합장=강남구청에 제출한 정비계획안에 맞게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하고 관리처분 단계에 돌입해 내년 하반기에는 이주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우리 구역은 주민 제안 방식으로 정비구역지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수립된 정비계획(안)을 바탕으로 제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구청과 면밀히 협조해 신속하게 정비구역 지정ㆍ고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비구역 지정ㆍ고시 후에는 조합 설립 절차에 착수하고 궁극적으로 올해 안에 건축심의 통과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일 것이다.
 

#. 당국에 바라는 점과 특별히 강조하고자 하는 점을 말해 달라.
 
◆장 위원장=무엇보다 관계 당국이 민의를 제대로 파악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직무에 임해주었으면 한다. 개포지구만 해도 재건축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인ㆍ허가권을 쥐고 있는 관(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 서울시는 더 이상 민의를 외면하지 말고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조속히 처리,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재건축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위원장=당연히 개포지구의 신속한 지구단위계획 결정ㆍ고시를 촉구한다. 불필요한 행정 절차 간소화 등의 협조도 절실하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연됐다. 개포지구 주민들은 재건축을 통한 주거 환경 개선을 희망하고 있다. 더 이상 이를 외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 조합장=재건축은 민간사업이다. 법적 테두리 내에서 위법 사항이 없다면 (인·허가와 관련해) 신속히 의사 결정을 해줘야 한다.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 온 터라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당국자들이 진정으로 개포지구 주민들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삶의 질 향상, 도시 미관 개선 등을 위해 결단을 내리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