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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구철 한국도시정비사업조합 중앙회 사무총장: “공공관리자제도, 조합원이 선택할 수 있게 하라”; 2011.06.09 14:25 입력

정훈 기자 jh25@rknews.co.kr

6월 항쟁…국회 앞 궐기대회, 입법 청원 활동 펼쳐
조합중앙회 공제법인 설립…전문성 제고에 앞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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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재개발·재건축·도시환경정비·주거환경개선 사업 등 도시정비 사업을 총망라해 규정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 시행된 지도 다음 달 1일이면 만으로 8년이 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8년 동안 도시정비법은 수십 차례 개정되면서 이른바 ‘누더기법’이 돼 버렸다. 
 
또 도시정비법 시행 이후 제정된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또한 도시정비법과 더불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이처럼 기존 재개발·재건축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이때에 조합의 구심체 역할을 하기 위해 뭉친 김구철 한국도시정비사업조합 중앙회 사무총장을 만나 현재의 상황과 향후 계획을 들어 봤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달 20일과 21일 양일간 치러진 제1회 회원 연수회에 대해 고무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6월 항쟁이라고 명명한 향후 활동 계획과 조합중앙회 공제법인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 회원 워크숍(연수회)을 개최하게 된 동기는.
중앙회 창립 첫 행사로서 회원 상호 간의 친목 도모와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상호 교류를 지속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만남의 장으로 연수회를 계획하게 됐다. 

 
#. 이번 연수회 주제가 ‘조합도 경영이다’인데 조합운영에 있어 경영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조합 경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해결 방안을 제시하거나 구체적인 개선 노력 없이 사업장별로 조합장이나 소수 상근 임원의 업무수행 능력에 의존하여 엄청난 규모의 도시계획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성과 경영 성과가 요구되는 조합 경영에 ‘전문 경영 마인드’를 도입하고 조합이 사업 전 분야를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관리·감독하면서 수익 구조 개선과 편의성 제고, 복리후생 및 관리비 경감 등의 문제까지 사업 초기부터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점을 사업 계획에 반영함으로서 사업 주체인 조합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조합원 이익을 최우선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다. 
 
전문 경영 기법이나 마인드가 조합 경영에 도입되어야 한다는 공감대와 필요성은 이미 형성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곡렉슬(주공1) 재건축 사업추진 시 CM(Construction Management :건설사업관리)업무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던 경험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 현재 정치권에서는 뉴타운 출구 전략을 펴는 등 기존과는 다른 개념으로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을 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참으로 무책임한 정책이다. 뉴타운 지정이 도시계획이나 관리 차원의 합리적인 검토로 이루어졌다기보다 정치적인 부산물로 남발되었다는 측면에서 정치인과 지자체에 큰 책임이 있다. 
 
대안 없는 구역지정 해제는 주거환경 개선 기회를 영구히 박탈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주거환경은 더욱 열악해 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재산 가치 하락과 상대적인 박탈감까지 생겨나 또 다른 사회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뉴타운지정 취소나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주된 이유는 사업 추진 자체에 대한 불만이기보다 수익성 악화로 인한 부담금 급증 불안이 가장 큰 요인임을 주시해야 한다. 
 
각종 규제와 과도한 세입자 대책, 과도한 도시기반 시설 무상기부채납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되고 부담금이 급증하면서 영세 조합원을 중심으로 ‘사업을 포기하고 지금처럼 살아가는 편이 차라리 낫다’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구역지정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현실을 정책 당국이 간과하고 있다. 
 
주민에게 더 큰 고통과 피해를 안겨 줄 수 있는 구역지정 해제라는 최악의 선택을 졸속으로 처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 수도권에서 재개발 임대주택을 3%P 늘리는 법률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공포만 앞두고 있다.
대표적인 전시 행정의 하나라고 본다. 정치인은 물론 관련 공무원들은 하나같이 주민 재정착률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부담금 경감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법·제도 개선에는 나몰라라하면서 생색내기 입법은 서두른다. 
 
법 제정으로 인해 당장 피해를 당하게 되는 도시 서민인 영세한 원주민 조합원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세입자를 포함한 도시 서민에 대한 주거 안정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는 공공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할 몫이지 영세 원주민이 포함된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몫이 아니다. 
 
현장에서는 ‘임대료나 관리비 및 주변 생활물가가 높아 경제적 부담 능력이 없는 세입자는 물론 참고 살아야 할 유인책(일정 기간 경과 후 분양 보장)도 없는 영구임대아파트 제도는 영세한 세입자에게 외면당하고 있는데, 정부는 임대아파트 확충으로 원주민 부담만 늘려 재정착만 어렵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거침없이 토해내고 있다. 
 
이에 중앙회는 임대아파트 건립 확충에 따른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도시 영세민으로 분류되는 원주민 조합원 중 일정 자격 요건(거주기간, 자산, 수입, 연령, 부양가족 등의 조건)을 갖춘 경우 임대아파트 입주를 허용함으로서 영세한 원주민 조합원의 주거 안정과 임대아파트 확대로 야기되고 있는 당면 민원을 해결해 나가기를 제안한다. 

 
#.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존폐를 두고 찬반 양론이 맞서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는 제정 당시에도 많은 논란과 거센 저항이 있었다. 자유 시장경제 하에서 재화의 가치는 (공익성이 우선되는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시장 기능에 맡겨 시장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 하며 소득이 발생하면 조세 정책으로 환수하는 것이 기본이다.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억제하면 주택 가격 안정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발 빠른 투기 세력이 조합원 대신 시세 차익을 향유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양도소득세’ 세제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우리나라가 미 실현이익에까지 과세하려 한다는 논쟁으로 출발하여 이중과세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은 초과이익을 향유하고 초기에 빠져나간 투기 세력 대신 남아 있는 실수요자들이 세금 폭탄을 맞게 된다는 점에서 형평성과 경제정의 논쟁이 지속되고 ‘주택 가격이 내려가면 정부가 환수금을 돌려 줄 것인지?’, ‘가격이 오른 후에 지분을 매입한 조합원이나 양도소득세 면제 대상인 조합원 등이 부담을 거부할 경우 조합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일선의 염려와 혼란은 엄청나다. 이처럼 경제 정의에도 어긋나고 혼란만 부추기는 잘못된 법률은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 

 
#. 지난 대법원 판결로 국·공유지 사용료 부과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결국 법률이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상 재건축·재개발 사업성 악화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잘못된 정부의 국·공유지 정책이다. 
 
사업이 추진되지 않았다면 매년 엄청난 유지관리 및 보수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골목길 등을 대지로 변환하여 높은 가격에 매각하고 과거 5년 치 변상금(사용료)까지 부과하는 등으로 사업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부담금 증가로 사업추진이 어렵게 된 주민의 처지와는 달리 공공은 국·공유지 매각과 도시기반시설 무상기부채납으로 엄청난 개발이익을 향유하고 있다. 
 
현황이 골목길 등인 국·공유지를 대지로 변환하여 매수하도록 하면서, 재건축 사업의 경우에는 사업 기간 중 국·공유지 사용료를 덤으로 챙기게 된 것이 이번 대법원 판례이다. 
 
따라서 재건축 사업에서도 사업시행 시 국·공유지 사용료가 면제될 수 있도록 반드시 관련 법률이 개정돼야 한다. 국·공유지 매각 대금의 일정 부분을 도시정비기금으로 출연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 제도 개선 부분에서 더 할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공공관리제도는 사업성이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한 한계 사업장에 공공의 지원을 집중하고, 우량 사업장은 토지등소유자(조합원)의 자율성을 신장시키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 
 
특히 모든 업체 선정 권한은 조합원에게 되돌려 주고, 공공의 조합원 참여는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공공관리제도 도입이나 공공의 조합원 참여를 토지등소유자 즉 조합원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향후 중앙회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
지난 1월 중앙상무위원회에서 결의한 2011년도 중앙회의 중점 활동은 법·제도 개선 노력과 조합 경영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노력에 중점을 둘 것이다. 
 
이와 더불어 1100여 회원 추진위원회 및 조합 대표를 하나로 묶는 인적 네트워크 구성과 교류를 위해 워크숍과 세미나, 포럼 등이 지속될 것이고 가을에는 300만 가족을 위한 별도의 큰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당장은 지난 연수회에서 ‘6월 항쟁’으로 명명하고 발대식을 가진 ‘법·제도개선을 위한 입법 청원 활동’과 국회 앞 궐기대회를 치르고,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추진위원회나 조합 임원이 공무원에 준하는 처우 개선과 신분보장, 경제활동 보장 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면서 이러한 사업을 가능하게 해 줄 ‘조합중앙회 공제법인’을 설립할 것이다 

 
#. 조합 중앙회 공제법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현행법상 추진위와 조합 임원은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보장이나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함도 없이 처벌 시에만 공무원으로 의제하여 가중처벌 하는 규정을 둠으로써 일선에서는 ‘잠정적인 범죄 집단으로 매도하는 법 규정이다’, ‘헌법소원 감’이라는 자조 섞인 비난도 일고 있다. 
 
공제법인 설립은 공무원 공제조합이나 군인공제조합처럼 구성원인 추진위원회나 조합의 대표나 임원 등이 직접 출자하고 경영에 참여하여 복리후생과 신분보장, 처우 개선 및 안정적인 경제활동 등을 돕는 일을 하게 된다. 
 
대표적 사업은 법률구조사업(공무 수행 중 개인적으로 당하는 소송 등에 대해 소송비용과 변호인단을 직접 지원), 공제사업 (긴급자금 대출), 총회 등 지원 사업 (총회 지원 관련 비용 거품 제거), 추진위나 조합 업무 자문(정비사업전문관리업 등록 후), 사업이 종료된 조합 임원을 조합의 사외 이사(고문, 자문역)로 추천하여 업무 수행 중 습득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후발 사업장에 전수하는 제도를 정착시킴으로서 후발 사업장과 선발 사업장이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도움을 주고받은 순환 구조를 정착시켜 나가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조합의 전문성 제고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