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이문2구역 “개발이익 함께 나누자는데 왜 반대하나?”

이문2구역 “개발이익 함께 나누자는데 왜 반대하나?”: 2011.01.28 17:46 입력 | 2011.01.28 19:34 수정

장창훈 기자 mustcan@naver.com

이문2구역재개발추진위원회 사무실에 들어서자 20여명의 사람들이 빼꼼히 앉아있었다. 추진위원회 총무에게 잠깐 묻자, 주민들이 매일처럼 사무실에 나와서 ‘담소’도 나누고, ‘개발방향’도 논의하고, 마을회관처럼 사용한다는 것이다. 사람 사는 동네처럼 생각됐다.
 
가운데 난로를 피워놓고 도란도란 사람들이 모였고, 잠시 기자 신분으로 소개를 받고, 그들속에 함께 앉았다. 김신영 추진위원장도 둥글게 형성된 모임속의 일원으로 대화가 오고갔다. 
 
한 주민이 말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문제예요. 주민을 위해서 반대한다고 하지만, 속에는 속셈이 가득차있어요. 집행부를 차지하려는 욕심이예요. 자기를 위한 반대면서, 주민을 위한다고 해요. 말로 재개발하는 것은 그만두고, 이제는 몸으로 재개발하는 사람의 말을 믿어야해요”
 
<IMG src="/wysiwyg/PEG/W_1296204233.jpg" width=641 height=428>
 
또 다른 주민이 말했다. 이 주민도 반대파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반대파는 주민들을 문맹인으로 인식하고 있어요. 그럴싸한 지식을 이용해서 주민들을 선동해요. 재개발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침묵하는 것도 문제예요. 우리 재산 우리가 지켜야해요. 빠르게 개발해서 개발이익을 함께 나누자는 데 왜 반대파는 개발을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김신영 위원장도 말했다. “이번에 재판에서 승소판결을 받았지만, 더욱 낮은 자세로 주민들에게 다가갈 겁니다. 발로 직접 뛸께요. 반대파와도 대화채널을 형성하고, 주민들 대화합을 위해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습니다. 판결승소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 화합입니다. 함께 살자고 재개발을 시작했는데, 싸우면 안돼요. 건설적인 비판은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비판을 위한 비난은 경계하면서 화합의 장을 마련하겠습니다.”
 
이날 모임은 일방적 고지전달이 없었다. 보통 추진위원회라면, 재판의 승소결과를 놓고 주민들에게 ‘자축의 잔치’를 벌였을 법도 하는데, 김신영 위원장은 숙연한 자세로 허리를 굽혔다. 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신뢰라고 김 위원장은 말했다.
 
이문2재개발구역은 신이문역에서 내리면 고갯길을 넘으면서 전체 구역이 길게 펼쳐져 있다. 그 고갯길처럼 현재 추진위원회도 막바지 고갯길을 넘는 중이다. 이번 승소판결은 지난 1심에서 추진위원회 무효판결을 받았지만, 2심에서 추진위원회가 승소판결을 받은 것이다. 이후 김 위원장과 주민들의 대화는 30분가량 지속됐고, 이후에 인터뷰가 진행됐다.
 
 


 
김신영 위원장, “발로 뛰는 집행부가 되겠다”
 

김신영 위원장은 ‘믿음’과 ‘절약’의 원칙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현재 조합설립동의서를 징구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지만, OS투입에 대해서는 강하게 거절했다. 김신영 위원장은 “집행부가 가장 믿을만한 OS다”라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주민들의 재산인데, 집행부가 절약하고, 주민들과 집행부가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눠야한다”고 설명했다.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WIDTH: 449px; HEIGHT: 308px" align=left src="/PEG/12962108085622.jpg" width=465 height=225>
 
김 위원장은 국토해양부에서 실시한 최초의 교육프로그램인 ‘서울대 도시정비교육’을 ‘1기수’로 수료했고, 1기 모임에서 ‘이사’를 맡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은 전국재개발재건축연합회에서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알아야 주민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게 김 위원장의 교육 취지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나눈 1문1답이다.
 

#. 서울대 교육프로그램을 수료한 소감은.
4주동안 매주 2번씩 관악산으로 가야했지만, 수료하고 나니까 뭔가를 배워서 주민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뿌뜻함이 생겼다. 알아야한다. 알아야 주민들에게 알려줄 수 있기때문이다. 협력업체에 가만히 맡겨둔다고 재개발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믿고 이 자리를 맡긴 만큼 주민들을 위해서 더더욱 배우고, 이 책임을 감당하기위해서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참석했다. 주민들도 모르면 그럴싸한 유언비어에 속게 된다. 타 지역의 실패한 사례를 교묘하게 끼워 맞춰서 이문2구역의 사업성을 비난할 때, 알아야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문2구역은 사업성이 좋아서 재개발을 빨리 진행해서 개발이익을 얻어야하는데, 타지역 사례를 근거로 ‘재개발은 땅 뺏기고, 집 뺏긴다’는 엉터리 주장도 있다. 그런 말들에 속지 않으려면 정확히 알아야하는 것이다.
 

#. 올해 사업계획은.
주민들을 가가호호 직접 방문해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들이 직접 재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일하는 집행부’를 만드는 것이다. 재개발은 말로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발로 뛰고,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재개발의 현장이다. 
 
집행부가 직접 OS가 되어서 동의서 징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주민들에게 재개발의 지식을 알수 있도록 주민설명회도 수시로 개최하고, 주민들이 스스로 재산을 지킬 수 있게 더욱 노력할 것이다. 주민들이 뽑아준 위원장 자리에 그저 앉아있지 않고, 낮은 자세로 주민들을 섬길 것이다.
 
‘식구’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식구는 함께 밥먹는 가족을 의미한다. 식구는 밥을 같이 먹는 것이다. 그렇듯 이문2구역 재개발 토지등소유자들은 이 구역의 개발이익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같은 동네 식구들인 것이다. 뉴타운은 한국말로 새마을을 말한다. 21C 현대판 새마을 사업이 뉴타운인 것이다. 
 
외적으로는 거주환경을 새롭게 조성하고, 내적으로는 이문2구역 동네가 가지고 있는 고향의 정감, 아름다운 전통문화는 그대로 존치하면서 주민들이 함께 하는 재개발사업을 만들도록 애쓰겠다.
 

#. 주민들에게 당부의 말
추진위원회 승인 후 현재까지 3년이 흘렀다. 그동안 주민간의 불신과 반목으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법정 판결로 추진위원회의 업무가 적법하게 이루어졌음이 밝혀졌지만, 이러한 불협화음도 추진위원회가 주민들에게 더욱 가까지 다가가지 못한데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그러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항상 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것이며, 추진위원회에서는 주민들의 고견과 쓴 소리를 언제든지 귀담아 듣고 잘못된 점들은 적극적으로 고치도록 하겠다. 이제 추진위원회는 가파른 고갯길을 넘어서는 입장이다. 조합설립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뒤에서 힘껏 밀어줘야 고갯길을 넘을 수 있다. 적극적인 협력을 바랄 뿐이다.
 

 
 
서울고법, ‘이문2재개발 추진위원회의 효력’ 인정
 
 
1심 재판에서 무효판결을 받은 이문2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유효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고,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하자가 있어야한다”며 “이문2재개발추진위원회에 대한 승인처분에서 동의서 징구, 추진위원 명단의 첨부, 추진위원회의 동일성, 동의의사의 철회, 토지등소유자 수 산정 등과 관련해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아니다”고 판결했다. 결국 서울고등법원은 “1심 판결은 부당하다”고 결론내혔다.
 


◆공란 동의서는 중대한 하자 “아니다”
공란 동의서는 대법원 판결로 ‘무효에 해당하는 사유’가 아닌 것으로 결론났다. 이문2재개발 추진위원회에 대한 소송에서도 같은 판결논리가 적용됐다. 이문2재개발추진위원회는 추진위원 명단을 첨부하지 않고, 이를 공란으로 남겨 놓은 채 동의서를 징구한 바 있다.
 
서울고법은 “2009년 8월 13일에 도정법 시행규칙에서 ‘추진위원회 구성에 관하여 공란으로 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마련됐다”며 “이 사건에서 추진위원회 명단을 누락한 채 동의서를 징구한 하자로 인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동의서를 징구할 당시, 추진위원회 구성명단을 누락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승인 신청 당시 이 사건 동의서와 함께 추진위원회 구성명단을 첨부한 이상, 동대문구청이 승인신청 당시를 기준으로 추진위원회의 구성에 대하여 토지등소유자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가 있고, 추진위원장을 포함한 5인 이상의 추진위원으로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한 뒤 추진위원회의 설립을 인가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인감증명없는 동의서 철회는 “무효”
153명의 토지등소유자들이 승인신청 이전에 “동의서를 철회한다는 취지로”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은 “내용증명을 보낸 것은 인정되지만, 내용증명에 토지등소유자의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지 않았으므로 철회의사 표시는 효력이 없다”면서 “내용증명에는 인감증명서를 첨부한다고 기재되어있으나, 실제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41명의 토지등소유자들은 인감증명서를 첨부해 ‘철회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은 “41명이 인감증명서를 첨부해 철회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나, 동의철회서는 이 사건 승인신청일 이후에 제출됨으로써 동의철회로서 효력이 없다”고 결론냈다.
 

◆추진위원회 동일성 유지 여부
가칭 추진위원회가 확정한 사업구역 및 그 구역내 토지등소유자 숫자가 나중에 확정된 재정비촉진구역 및 그 구역내 토지등소유자 숫자와 다르더라도, 가칭 추진위원회와 추진위원회는 그 정비사업의 기본내용, 추진위원회의 활동목적 등이 일치하고, 포괄적이고 잠정적인 단체의 일부가 후에 구체적으로 확정되었다는 점에서 그 동일성이 유지되었다고 법원은 해석했다. 
 
서울고법은 “가칭 추진위원회가 아직 정비예정구역이나 정비구역이 지정되지 않은 기간동안에는 가칭 추진위원회라는 명칭으로 활동을 하다가,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을 통하여 정비구역이 지정고시되면서 그 구역명이 이문2재정비촉진구역으로 확정되자, 기존의 가칭을 버리고 이문2재개발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라는 명칭을 사용했다”며 “이러한 점을 근거로 판단할 때, 동일성이 유지되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