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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흥권 법무법인 을지 대표변호사: 2010.10.13 13:21 입력 | 2010.10.14 22:51 수정

/인터뷰/ 차흥권 법무법인 을지 대표변호사
공공관리 역할·역량강화 시스템 정립 필요
상가분쟁조정·청산의 개념 구분 등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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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법무법인 을지 사무실에서 진행된 차 변호사와의 인터뷰는 짧지만 ‘임팩트(impact)’가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
 
그는 10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되는 공공관리자제도가 정착되려면 공공 관리 실무 담당자의 역량 강화와 이를 위한 시스템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리’가 아닌 ‘지원’에 방점을 둔 제도 취지가 시행 초기 왜곡된 측면이 있음을 지적하고 실제로 제도 적용이 필요한 곳은 서울 등 수도권보다는 재정이 열악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방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재건축에 있어 상가 문제가 화두가 될 것이라 예상하며 아파트와 상가 양측의 이해관계와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시스템 정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차 변호사는 특히 분양 미신청자의 (현금) 청산과 준공 후 (조합) 청산의 성격이 다른 데도 이를 마치 동일한 개념처럼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으며 양자의 구분을 주장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공공관리 시스템정립 시급
공공관리자제도에 대한 시각은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투명성 확보와 공정 경쟁 유도라는 도입 취지대로 시스템이 정착되길 바라는 기대감과 몇몇 시범사업 구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관 또는 민-민 갈등에 따른 우려가 바로 그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제도가 인천, 경기 지역으로 확대되려면 서울에서의 성공이 전제돼야 한다. 이제껏 드러난 부작용을 분석해 보면 분쟁은 어느 한 쪽만의 잘못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그 중심에는 공공관리자의 역할과 소통에 대한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결국 공공이 어떤 주관을 가지고 어떻게 관리해 나가느냐가 관건인데 제도의 전면 시행으로 각 구청의 역할이 증대될 것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우려스럽다.
 
차제에 공공관리자의 역할론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와 이들에 대한 교육, 이를 위한 시스템 정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제도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고 제도의 시장 안착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제도 개선 및 관계 법령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시행 초기라 장단점에 대한 검증이 미비하고 공공과 사업 주체 간 묵시적 담합이 이뤄질 위험성이 내재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우려보다 기대가 큰 것 또한 사실이다.
 
몇 가지 더 언급하자면 우선 제도의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이 제도의 명칭만 본다면 공공이 개입을 통해 정비사업을 관리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으나 실상은 ‘관리’보다는 ‘지원’에 가깝다. 앞으로는 지원 개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는 이 제도가 정작 필요한 곳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보다는 지방이라는 점이다. 지방은 정비사업을 지원할 공공의 재정이 열악하고 수도권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져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공공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오히려 소외받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한 국고 지원 등이 시급히 논의돼야 할 시점이 아니가 생각한다.
 

#. 업계가 당면한 현안과제.
최대 현안은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이슈화했던 문제로서 주거이전비를 들고 싶다. 최근 들어 주거이전비의 보상 기준 시점을 재개발 계획의 공람ㆍ공고일로 봐야 한다는 판례가 나와 다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기본적으로 공익사업과 재개발은 다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접근 방법 역시 달라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은 다른 수용 사업보다도 재개발에 대해 유독 심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지역별 형평성 등에도 맞지 않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에서의 주거이전비와 지방 군소 도시에서의 그것은 분명 차등을 둬야 한다. 하지만 동일한 기준으로 보상이 이뤄지다 보니 일부 지방에서는 세입자 주거이전비가 소유자의 권리가액보다 많은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개별 세입자 여건과 지역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입법적 시정이 이뤄져야 한다.
 
나아가 수용과 청산 문제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짜깁기한 면이 없지 않아 청산과 수용을 혼용하고 있다. 기준이 없다는 얘기다. 청산 협의가 불발될 경우 수용으로 가는 게 맞는 데도 불구하고 이를 혼용하다 보니 시장에서 갖가지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분양 미신청자에 대한 (현금) 청산과 준공 후 (조합) 청산은 서로 다른 개념인데도 마치 동일한 개념처럼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반드시 구분돼야 한다.
 

#. 상가문제 개념구분 등 입법 필요성 제기.
상가 문제, 특히 재건축에 있어 상가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원인은 상가 자체의 특수성을 고려치 않은 입법적 미비에서 찾을 수 있다.
 
향후 법적 보완이 이뤄질 경우 아파트와 상가 소유자 간 이해관계와 갈등을 중재ㆍ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 정립이 주된 의제가 돼야 한다.
 
또한 상가를 꼭 부대복리시설에 있어서의 기준대로 신축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필요하다면 상가 신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입법적 근거 마련도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본다.
 

#. 도시재생신문 창간1주년 축하.
도시재생신문의 창간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신문은 2가지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합리적이고 적확한 비판자로서의 역할이고 다른 하나는 홍보ㆍ정보 전달 차원을 넘어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향 제시자로서의 역할이다. 도시재생신문이 앞으로 이 2가지 역할에 있어 시장을 선도하는 신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현장감을 살리면서 위 역할에 충실할 경우 업계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신문으로 발전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훈 기자 <A href="mailto:hjeong25.rn@gmail.com">hjeong25.rn@gmail.co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