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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소송위임계약 총회사전결의 없이도 가능”: 2012.04.14 21:19 입력

김소원 기자 rknews@rknews.co.kr

예산으로 정하지 않았어도 변호사선임 가능
“조합 소송행위 추인 역시 적법하다” 판결
 

조합원총회에서 예산으로 정하지 않았어도, 조합장이 조합업무와 관련한 소송위임계약(변호사 선임)을 하는 것은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지난 3월 15일 대법원 제1부는 GS건설이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상고심에서 “예산으로 정하지 않은 소송위임계약은 위법하다”고 본 1심판결에 대해 “조합장이 조합을 대표하여 시공자를 상대로 조합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는 행위는 적법하다”고 판결하고, 해당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돌려보냈다.
 

■ 1·2심 판결 내용은?
1·2심 재판부는 “원고인 반포3단지조합이 일반분양 수익을 돌려달라고 GS건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체결한 소송위임계약체결이 조합정관 제24조제3조제5항에 따른 ‘예산으로 정한 사안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또한 “조합이 추후 해당 소송행위를 추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조합이 소송을 위임할 수 있는 적법한 권한을 부여받지 않은 이상 유효한 추인을 할 권한도 없다”고 보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 따라 설립된 조합은 법인격을 갖고 있고, 조합에 대해서는 도시정비법에 규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 중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는 규정을 들어 “조합을 대표하고 사무를 총괄하는 조합장은 도시정비법이나 민법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조합 사무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대법원은 “조합장이 조합을 대표하여 소송을 제기하는 행위는 도시정비법 제24조제3항제5호의 총회의결사항이라고 볼 수 없다”고 전제하고 “소송의 결과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귀속될 이익의 범위가 달라지고, 설사 소송비용만 지출하는 결과가 발생된다고 하더라도 총회의결을 거쳐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또한 해당 소송위임행위가 위법하므로 그에 대한 추인행위 역시 인정될 수 없다고 본 1·2심 판결과 관련하여서도 “추인의 권한은 당사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본래의 소송행위를 할 수 있는 고유의 권한이 다른 형식으로 표현된 것에 지나지 않고 그로부터 독립하여 별개의 내용이나 범위를 갖는 추인의 권한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본 소송위임행위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조합장이 소송을 제기하는 행위를 하는데 제한이 없다면 추인 역시 총회결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조합장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조합을 대표하여 시공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행위는 적법하다”고 보고 “조합장이 소송을 진행할 권한이 있는 이상, 법무법인의 소송행위를 추인하는 데에도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소송행위의 추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한 1·2심의 판결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