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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ㆍ호수 배정 하자 사후 치유해도 ‘손해배상’: 조합 잘못에서 비롯된 권리침해라 전보 안 돼; 2011.08.23 16:14 입력 | 2012.02.05 11:20 수정

정훈 기자 jh25@rknews.co.kr

[도시재생신문 정훈 기자]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 조합원들의 종전자산평가액을 잘못 산정해 조합원들의 권리에 걸맞은 동ㆍ호수를 배정하지 않은 경우, 조합이 사후적으로 조합원들에게 그들의 선택에 따라 주택을 배정 또는 배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해도 조합원들의 손해가 전보(塡補ㆍ부족한 것을 메워서 채움)됐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민일영)는 지난 5월 13일 손해배상(기)과 관련한 상고심 선고에서 피고인 서울 A구역 재개발 조합의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 이유 및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손해의 개념 및 발생 또는 통상의 손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A재개발 조합은 조합원인 원고 이 모 씨 등의 분양기준가액 산정을 잘못했다. 그로 말미암아 이 씨 등은 33평형의 아파트 동ㆍ호수 추첨에 참여해 아파트를 배정받을 기회를 잃었다.
 
이에 이 씨 등은 동ㆍ호수 추첨 당시 33평형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조합원 권리의 거래 가격과 자신들이 실제 배정받은 23평형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조합원 권리의 거래 가격 사이의 차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A재개발 조합은 “행정소송의 결과에 따라 사후적으로 원고들에게 33평형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고 원고들이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33평형 아파트를 배정받을 기회를 포기하거나 새로 33평형 아파트를 배정받음으로써 원고들이 33평형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손해가 회복됐다”고 반박했다.
 
원심(서울고등법원 2010.12. 9 선고 2009나97750 판결)은 피고가 원고들의 선택에 따라 23평형 또는 33평형 아파트를 배정해 주기로 한 2008년 8월 18일 당시 원고들이 선택할 수 있는 33평형 아파트는 당초 동ㆍ호수 추첨 당시 배정받을 수 있었던 전체 33평형 아파트와 동일한 가치로 구성된 아파트가 아니라 보류분 아파트였던 데다 피고가 같은 날 원고들에게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기로 확약했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는 게 타당하다고 봤다.
 
원심은 나아가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원심에서의 감정 결과에 따라 해당 평형 아파트 중 기준 호수에 대한 동ㆍ호수 추첨 당시인 2006년 6월 14일을 기준으로 한 시가(해당 아파트에 대한 일반분양가와 인근 유사 아파트의 거래 사례를 종합해 산정)와 조합원 분양가의 차액(다만, 장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 등을 고려해 10% 차감)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해당 평형 아파트에 대한 조합원 권리의 거래 가격을 산정한 다음 ▲33평형 아파트에 대한 조합원 권리의 거래 가격인 5485만4000원과 23평형 아파트에 대한 조합원 권리의 거래 가격인 923만8000원의 차액인 4561만6000원이 원고들이 각각 입은 손해액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이 씨 등에게 각각 위 손해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원고 홍 모 씨에 대해서는 원고가 2008년 8월 18일 피고의 조치에 따라 당초 배정받았던 23평형 아파트 대신 33평형 아파트 보류분 B동 C호를 배정받음으로써 동ㆍ호수 추첨 당시를 기준으로 한 B동 C호에 대한 조합원 권리의 거래 가격인 5180만6000원과 23평형 기준 호수에 대한 조합원 권리의 거래 가격인 923만8000원의 차액 상당인 4256만8000원의 손해는 전보됐고, 손해액 중 전보되지 아니한 나머지 304만8000원(4561만6000원-4256만8000원)을 피고가 홍 씨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상고심 재판부는 이러한 원심 판단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A재개발 조합이 조합원들의 종전 자산 가액을 잘못 산정한 나머지 원고들을 23평형 아파트를 배정받을 조합원으로 취급함으로써 33평형 아파트를 배정받을 그들의 권리가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또 권리침해 당시를 기준으로 일반분양가와 주위 유사 아파트의 시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33평형 아파트의 평균적인 객관적 가치가 33평형 아파트의 평균적인 조합원 분양가를 초과하고 있었다면 원고들은 33평형 아파트 배정에서 배제됨으로써 그 차액 상당의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때 33평형 아파트 대신 배정받은 33평형 아파트의 객관적 가치가 23평형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가를 초과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있으면 이를 공제한 금액이 원고들이 입은 종국적인 경제적 손실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경제적 손실은 33평형 아파트를 배정받을 권리의 침해로 인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라고 못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