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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등과 계약前이라도 정비업체 임직원은 공무원에 의제”: 2010.06.10 11:16 입력 | 2010.06.10 17:31 수정

정비업체가 특정 재개발ㆍ재건축 조합 및 추진위원회(추진위)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업무를 대행할 권한을 위임받기 전이라도 형법 등의 적용에 있어 공무원에 ‘의제(擬制)’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ㆍ2008도5506)는 지난달 13일 선고에서 “정비업체 임직원이 반드시 특정 조합이나 추진위와 업무 계약을 체결하거나 업무를 대행할 권한을 위임받은 후에야 비로소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의 적용에 있어 공무원으로 의제된다고 한정할 것은 아니다”라며 같은 취지의 원심에 대해 “판단은 정당하고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제84조는 ‘형법 제129조 내지 제 132조의 적용에 있어서 추진위의 위원장, 조합의 임원, 정비업체 대표(법인인 경우에는 임원을 말함)ㆍ직원은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 A씨 등은 원심(서울고등법원 2008. 5. 30 선고 2007노1469 판결)이 피고의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뇌물 공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위반(뇌물) 등을 다루면서 자신들을 공무원에 의제한 데 대해 상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이 공공적 성격을 띤 사업일 뿐만 아니라 정비구역 내 주민들이나 토지등소유자들의 재산권 행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 사업을 진행하는 조합의 임원뿐만 아니라 조합이나 추진위의 주요 업무를 대행하는 정비업체 임직원의 공정성과 청렴성을 확보, 정비사업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의 수뢰 및 사전 수뢰, 제3자 뇌물 제공, 수뢰 후 부정 처사, 사후 수뢰, 알선 수뢰 등에 대한 형사처분 내용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한편 대법원 제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같은 달 27일 비슷한 이유로 진행된 상고심(2010도3399)에 대해서도 원심(서울고등법원 2010. 2.12 선고 2009노2792 판결)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원심은 주택건설업체 B사 대표인 J씨가 토지 소유자인 재단법인 A사 이사장 D씨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인정, 이를 사회 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도시정비법에 정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가 일정한 자본ㆍ기술 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법령에 의한 등록을 마친 후에는 추진위 등으로부터 협력업체로 선정되기 전이라도 그 임직원은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의 적용에 있어 공무원으로 의제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특가법 제2조에 의해 가중처벌되는 뇌물죄의 주체에 관한 요건인 ‘형법 제129조, 제130조, 제132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에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을 가지는 경우가 포함된다”면서 “같은 법 제4조에 해당하는 기관 또는 단체의 간부에 한정해 가중처벌 조항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관계 법령이 정하는 기준에 의해 등록을 마친 정비업체의 임직원은 해당 업체가 특정 추진위의 협력업체로 선정되기 전이라도 공무원 신분에 준하고, 이러한 자가 특가법을 위반했을 때에는 가중처벌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 용어 정리
ㆍ의제(擬制)= 본질은 같지 않지만 법률에서 다룰 때는 동일한 것으로 처리하여 동일한 효과를 주는 일. 민법에서 실종 선고를 받은 사람을 사망한 것으로 보는 따위이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