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추진위승인 인정, 상도7구역추진위 “휴~살았다”

추진위승인 인정, 상도7구역추진위 “휴~살았다”: 2010.06.24 14:12 입력 | 2010.06.24 22:09 수정

재개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정비구역지정 전에 구성돼 승인까지 받은 경우 그 처분에 하자는 있지만 그것이 설립 자체를 무효로 만들 만큼 객관적으로 명백한 하자는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2부는 지난달 13일 상도7구역 추진위의 승인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원고 최 모 씨의 청구(2009구합56655)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행정처분(行政處分)’이 당연 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처분에 위법 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이 사건 처분에는 정비구역이 지정ㆍ고시되기 전에 추진위 설립 승인이 행해진 하자가 있기는 하지만 그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승인 처분이 당연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 역시 관계 법령 등에 비춰 볼 때 정비구역 지정ㆍ고시가 있기 전에 하는 추진위 설립 승인이 이뤄진 것은 중대한 하자로서 위법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근거를 내세워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지 않았다.
 
▲첫째,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 추진위 구성 시기를 명문으로 규정하지 않아 관련 규정의 해석상 추진위가 구성되려면 정비구역 지정ㆍ고시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일 뿐, 그 법률 해석이 일의(一意)적으로 명확하지 않았다.
 
▲둘째,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가 작성한 추진위 업무처리기준에는 도시ㆍ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이 수립돼 있지 않은 경우 및 수립 대상이 아닌 시의 경우에는 정비구역지정 후 추진위에 대한 승인이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었던 반면, 기본계획이 수립돼 있는 경우에는 기본계획에 반영된 후 승인이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었다.
 
▲셋째, 구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에는 ‘구청장이 주민 요구에 의해 정비구역지정을 입안하고자 하는 경우 토지등소유자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정비구역 지정ㆍ고시 전이어도 정비예정구역을 기준으로 토지등소유자의 범위를 정할 수 있어 구역지정 전이라도 추진위 승인이 가능하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넷째, 광역시장이 기본계획을 수립하면 시장ㆍ군수 또는 구청장이 그 계획에 적합한 범위 안에서 정비계획을 수립하도록 돼 있고 기본계획에는 정비구역지정이 예정된 구역의 개략적인 범위가 포함돼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기본계획이 수립ㆍ고시된 경우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기본계획에서 정한 정비예정구역에 대해 정비구역이 지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정비예정구역을 기준으로 구성된 추진위가 승인을 얻어 설립된다고 하더라도 정비사업의 추진이 혼란에 빠지거나 해당 구역 내 토지등소유자의 법적 지위가 부당하게 영향을 받을 우려가 크다고 할 수 없다.
 
▲다섯째, 정비예정구역이 지정ㆍ고시된 다음 추진위의 승인이 이뤄진 후 정비구역이 예정구역과 다소 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이로 인해 토지등소유자의 법적 지위 등이 다소 불안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정비구역 지정ㆍ고시되고 추진위에 대한 설립 승인이 있은 후 정비구역이 변경ㆍ고시되는 경우에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
 
실제로 상도7구역의 경우, 정비예정구역에 비해 면적이 7694㎡ 늘어나고 토지등소유자 역시 363명에서 453명으로 90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주민 의견 등을 반영해 일부 필지를 사업 구역에 추가 편입하기로 한 결정에 따른 것”이고 “이로 인해 정비사업의 추진이 전반적으로 혼란에 빠지거나 구역 내 토지등소유자의 지위가 부당한 영향을 받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를 종합해 재판부는 “지난해 2월 도시정비법이 개정돼 추진위의 구성 시기가 명문으로 정해지기 전에는 정비예정구역이 지정ㆍ고시돼 있더라도 정비구역이 지정ㆍ고시되기 이전에는 추진위 설립 승인을 할 수 없다는 법률 해석이 객관적으로 명백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 소송에 휘말리기까지 상도7구역은...
서울시장은 지난 2004년 6월 동작구 상도동 159-1번지 일대 4만7927㎡(4.9㏊)를 재개발 예정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서울시 도시ㆍ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수립ㆍ고시했다.
 
같은 해 11월 10일 추진위는 예정구역 내 토지등소유자 363명 중 228명(62.81%)의 동의를 얻어 동작구청장에게 설립 승인을 신청했다. 동작구청장은 같은 달 22일 이를 승인했다.
 
2년 뒤인 2006년 2월, 서울시장은 일부 필지를 이곳 사업 구역에 편입해 정비예정구역 면적을 4.9㏊에서 5.4㏊로 확대하기로 하는 내용의 기본계획을 변경ㆍ고시했다. 그리고 그해 8월 상도동 159번지 일대 5만5618㎡를 재개발 사업 구역으로 지정ㆍ고시했다.
 
이에 추진위는 확대된 구역 내 토지등소유자 90명 중 68명으로부터 추진위 설립 동의서를 받았다. 그러자 상도7구역 토지등소유자인 최 씨 등은 추진위 승인 처분을 무효로 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최 씨 등은 “추진위가 구성되려면 그 전제로 토지등소유자의 범위가 확정돼야 하는데 그 범위는 정비구역 지정ㆍ고시 이후에 확정되므로 추진위 설립 승인 역시 구역 지정ㆍ고시가 이뤄진 후에야 가능하다”면서 “따라서 정비구역 지정ㆍ고시 없이 행해지는 추진위 설립 승인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