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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울4구역 주민분쟁 재개발 ‘수렁’속으로: 2010.03.23 16:52 입력 | 2010.03.23 20:38 수정

가재울4구역 주민분쟁 재개발 ‘수렁’속으로
‘관리처분 취소판결’ 불구 조합 ‘착공 예고’

 
서울의 대표적인 뉴타운지구인 가재울뉴타운 제4구역(이하 가재울4구역) 재개발 사업이 일부 조합원과 조합의 치열한 소송 공방으로 착공이 지연되면서 ‘난관’에 부딪치게 됐다.
 
기존 노후 주택 등의 철거 작업이 85%가량 이뤄진 가재울4구역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4월 착공에 들어갔어야 했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사업에 차질을 빚어 왔다. 더욱이 최근 조합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패소하면서 사업 표류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고등법원(이하 서울고법) 행정 제5부는 지난달 10일, 가재울4구역에 살고 있는 박 모 씨 등 6명이 조합을 상대로 낸 ‘관리처분계획 무효확인’ 소송(2009누19177)에서 1심과 같이 관리처분계획을 취소하라고 선고했다. 공사비와 총 사업비가 통상적인 예상 범위를 초과했는데도 조합원 2/3 이상의 동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조합 측은 지난 2007년 5월 조합 설립 동의서를 걷을 때 건물 신축 공사비로 6792억 원을 제시했으나 약 5개월 뒤인 관리처분계획 의결 때는 7971억 원으로 17.4% 증액했다. 총 사업비도 8752억 원에서 1조2124억 원으로 38.5%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 측은 조합원 2/3 이상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관리처분계획(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판부는 다만 “관리처분계획의 하자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명백하다고 볼 수 없어 관리처분계획을 당연 ‘무효’로 볼 순 없고 ‘취소’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도 “관리처분계획을 의결하기 위한 총회를 열기 전에 조합원들에게 주된 관심 사항인 종전 토지 또는 건축물의 감정평가액, 향후 입주 시 내야 하는 분담금 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며 관리처분계획 취소 판결을 내렸다.
 
조합 측은 대법원 상고를 진행하면서 하자를 치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소송과 무관하게 오는 5월 중으로 착공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쳐 일부 조합원들과의 충돌도 우려된다.
 
가재울4구역 조합 관계자는 “착공이 늦어지면서 매달 18억 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재산상 피해를 막기 위해 최대한 빨리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5월까지 착공이 이뤄지면 6월 중 책정될 조합원들의 재산세가 전년 대비 30% 이상 절감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오히려 8% 이상 증액된다”면서 “절차상 문제 치유와 함께 착공을 서두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재울4구역 재개발 사업이 이처럼 난관에 봉착한 배경에 관할 구청의 ‘수수방관(袖手傍觀)’도 한몫했다고 조합원들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조합원 A씨는 “그동안 우리 구역의 문제점에 대해 서대문구청에 수없이 민원을 제기했지만 구청에선 ‘조합 측과 협의하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면서 “구청의 안일한 인식과 소극적 태도가 문제를 키웠다”고 비난했다.
 
가재울4구역 재개발은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124번지 일대 28만여 ㎡에 아파트 63개동 4047가구를 짓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