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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물가대책 ‘MB 리플레이?’···뒷북 논란도: 2013.03.01 09:43 입력

김소원 기자 rknews@daum.net

정부가 지난 2월 28일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물가관계부처회의를 소집하고, 물가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미 전기료와 가스비가 교통요금 등의 인상이 발표된 터라 ‘뒷북치기’ 식 물가대책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앙공공요금의 경우 추가인상을 억제하고 향후 인상요인은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최대한 흡수하는 방안과, 지방공공요금 억제를 위해 자치단체와의 협조를 강화하는 내용 등이 논의됐다. 
정부는 이를 위해 1분기 중 ‘'중앙공공요금 산정기준’을 개정키로 했다. 요금과 비 요금사업을 구분하는 기준을 세우고 요금산정용 재무제표를 작성, 회계를 분리하는 등 검증체계도 강화하는 내용이다. 또 상반기 중 지방공공요금인 상하수도료와 시내버스료에 대해 표준원가 산정기준 및 원가절감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정부의 물가정책 발표 직전 이미 공공요금이 인상됐거나 인상 방침이 줄줄이 발표돼 뒷북논란이 일고 있다. 부처별 정책대응이 미흡한 정권교체기를 틈타 전기·가스·공공요금을 일시에 올려놓고 물가대책을 세우는 것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실제로 지난달 전기료가 평균 4% 올랐고, 이달 들어서는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4.4% 올랐다. 민간영역도 다음 달부터 시외버스 요금 7.7％, 고속버스 요금이 4.3％ 각각 오른다. 국토부는 최근 택시업계의 반발을 달래기 위해 택시요금 할증시간 확대 등 사실상 요금인상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내놓은 다른 정책들에 대해서도 ‘MB정부 재탕 삼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회의가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부랴부랴 소집된 회의인 데다 알뜰주유소 등 대부분이 MB정부에서 이미 시행했던 내용들이어서다. 공공요금 인상 억제를 외치면서 택시요금 인상을 검토하는 등, 일관성이 없는 정책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농산물 비축과 방출, 수입을 확대해 수급 불안에 대응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봄채소가 출하되는 4월까지 수급안정방안이 집중 실시할 계획이다. 배추는 정부물량과 계약재배 물량이 방출되며 양파는 의무수입물량을 3월까지 조기 도입하고 필요시 증량한다. 소비자단체의 원가분석 기능을 강화해 가공식품 가격 인상 폭도 최소화하고 인하요인을 반영토록 할 방침도 세웠다. 담합이나 부당, 편승업체에 대해서는 공정위와 국세청을 중심으로 엄정하게 법을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00원대로 오르면 한국석유공사가 보유한 휘발유 3000만∼3500만ℓ를 알뜰주유소에 ℓ당 1800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알뜰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실제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70원 정도로 일반 주유소 가격보다 130원 정도 저렴해진다. 최대 50일까지 저가 공급이 가능하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에 대해 ‘MB물가’처럼 찍어 누르기 식의 물가정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효과가 불분명한 물가억제 정책 대신 저소득층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바우처(이용권)제도 도입 같은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또 설탕·기름 등 독과점형태로 공급되는 국내소비시장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