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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압구정 재건축, 소형 건립 대신 1:1재건축”: 주민, “사업 하지 말란 얘기" vs "차라리 잘됐다"; 2011.06.22 16:14 입력 | 2011.06.22 16:36 수정

정훈 기자 jh25@rknews.co.kr

[도시재생신문 정훈 기자] 서울시는 최근 ‘압구정(동) 전략정비구역 개발 계획안’을 발표했다. 시(市)는 이를 토대로 이달 중 지구단위계획을 확정ㆍ발표하고 주민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아울러 연말까지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지구단위계획을 고시할 계획이다. 시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내년부터 재건축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市)에 따르면, 압구정 전략정비구역(지난 2009년 지정)은 초고층 아파트와 녹지, 문화시설이 공존하는 ‘그린 빌리지(Green Village)’로 개발된다. 현재 평균 용적률 198%, 평균 15층인 아파트는 평균 용적률 336%를 적용해 최고 50층, 평균 40층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된다.
 

개발은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추진된다. ▲1구역은 현대백화점 뒤쪽의 현대11ㆍ12차 등 5개 단지 ▲2구역은 현대1~7차 등 10개 단지 ▲3구역은 한양1~8차 등 9개 단지가 포함된다. 현대고등학교 등 8개 학교와 현대ㆍ갤러리아백화점 등은 보존된다.
 

시는 용적률을 300% 이상으로 올려주는 대신 전체 부지 면적 중 25%를 공공에 기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새로 짓는 아파트는 한강까지 연결되는 보행 녹지축 5곳과 갤러리아백화점에서 한강을 가로질러 뚝섬 서울숲을 잇는 길이 1㎞의 보행교를 건설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1구역 뒤쪽 올림픽대로는 일부 지하화한다.
 

이번 계획안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소형ㆍ임대주택 건립 의무가 면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재건축 시 가구 수의 20% 이상을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으로 짓는 것을 포함해 60% 이상을 전용면적 85㎡ 이하로 지어야 한다.
 

압구정동에 위치한 아파트는 중대형으로만 구성돼 있다. 소형 주택을 60% 이상 지으면 종전보다 작은 집에 입주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재건축을 반대하는 주민이 많다.
 

시는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종전 주택의 면적 증가가 10% 이내인 ‘1:1 재건축’을 추진하면 소형평형 건립의무 비율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경우 가구 수는 1만335가구에서 1만2000여 가구로 소폭 증가에 그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지구의 경우 기존 주택이 중대형으로만 구성돼 있어 신축 세대수의 60% 이상을 85㎡ 이하로 지을 경우 상당수 조합원이 재건축으로 면적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조합원 가구의 증축 면적을 10% 이하로 제한하고 예외 규정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당국의 판단에는 기부채납 비율과 관련해 주민들이 현실적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25%에 달하는 공공기여율에 대한 주민 반발을 우려해 지난 1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의도ㆍ이촌ㆍ합정 등 다른 전략정비구역의 개발 밑그림을 발표했을 때 압구정은 제외됐다.
 

하지만 당국에서 정한 기부채납 비율이 중간에 바뀐 전례를 찾기 힘들고 현실적으로 공공용지를 제대로 갖춰야 가치가 높아지는 만큼 차라리 기부채납을 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초고층으로 건립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이에 시는 주민 여론이 점차 시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위와 같은 개발 계획안을 발표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다만, 일종의 ‘고육책’으로 나온 ‘1:1 재건축’ 방식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1:1 재건축이 현실적인 대안은 될 수 있겠지만 ‘소형평형 건립의무 비율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책 취지와 상반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 소형평형 건립의무 비율에 대한 예외 규정을 적용, 1:1 재건축을 추진키로 한 용산구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 사례를 들어 이 같은 방식에 찬성하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압구정 개발과 렉스아파트 사례를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 세대수가 1만 가구가 넘는 압구정지구와 460가구에 불과한 렉스아파트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현행법대로 압구정 재건축이 추진될 경우 확보 가능한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 수는 단순 계산으로만 6000가구 이상이라 주택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44만 ㎡ 부지에 1만 가구 입주=개발 대상지인 압구정동 369-1~436 일대는 부지 면적이 144만1267㎡에 달한다. 지난 1976년 개발이 시작된 이후 1980년대 초까지 아파트 24개 단지, 1만335가구가 순차적으로 들어섰다. 
 
대부분 지은 지 30년이 지나 주차장과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낡아 약 10년 전부터 개발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한양7차 등 일부 단지는 조합설립인가까지 받았지만 난개발이 우려되자 서울시가 통합 개발에 나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당초 이곳은 50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관계 법령상 전체 신축 세대수의 60%를 85㎡ 이하의 소형 주택으로 지어야 해 수년간 답보 상태를 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