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심재철 의원, 'LH여, 업무관행부터 뜯어고쳐라“

심재철 의원, "LH여, 업무관행부터 뜯어고쳐라“: 2010.11.08 16:42 입력 | 2010.11.09 21:41 수정

장창훈 기자 mustcan@naver.com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WIDTH: 195px; HEIGHT: 247px" height=614 src="/PEG/12892084021941.jpg" width=276 align=left>심재철 국회의원은 한나라당 안양시 동안구을 의원이다.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의원답게 날카로운 칼날로 국정감사를 수행한 인물이기도 하다. LH공사의 시작부터 현재, 미래까지 세부적인 사항을 조목조목 저울질했던 심의원에게 LH는 진땀을 빼기 일쑤였다. 바쁜 의정활동중에 있는 심의원에게 LH공사의 문제점과 해결책 2가지를 심도깊게 물었다. 그의 대답은 국정감사때처럼 ‘속시원하게’ LH의 내면을 해부했다. 
 

Q. 이번 국감에서 LH에 대한 강도 높은 지적을 들었다. LH의 구체적인 문제점은 무엇인가?
 
 
<IMG src="/wysiwyg/PEG/W_1289202106.jpg">
 

2010년 10월 1일은 구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와 구 한국토지공사(이하 ‘토공)가 공기업선진화 대책의 일환으로 통합을 이룬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LH 공사로의 통합은 주공과 토공으로 이원화 되어있었던 토지의 취득, 개발, 비축, 공급, 도시의 개발, 정비, 주택건설, 공급, 관리 업무를 하나의 기관으로 일원화 하여 수행함으로써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력 구조조정과 중복자산 매각을 통하여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 하는 취지에서 였다.
 
그러나 통합이후 1년이 지난 지금 급증하는 부채문제로 LH의 존립자체가 흔들리고 있고 그대로 둘 경우 공기업인 LH의 부채가 국가적인 부담으로 다가와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두고 국민의 정부니 참여정부니 현 정부책임이니 하는 책임론을 들고 나오는 것은 문제해결을 지향하기 보다는 정답도 없이 소모적이기만 한 논쟁이 될 뿐이다. 왜냐하면 LH 부실문제의 원인이 어느 한 가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합쳐져 총체적으로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혹자는 통합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통합을 해서 부채가 더욱 증가하게 되었으니 통합을 추진한 현 정부의 실패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통합에 대한 논의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과거 문민정부(1993년)때 부터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거쳐 실용정부에 이르기까지 정부가 바뀔 때마다 통합이 논의되어 왔었다.
 
통합논의 추진경과를 보면 문민정부 때는 택지개발기능 중복해소 차원에서 면적기준으로 구 주공의 택지개발 면적을 100m2로 제한하는 기능조정차원에서 마무리되었으며, 국민정부(1998년)에서는 통합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야간 논란으로 결론을 맺지 못하고 마무리 되었던 것이다. 참여정부(2003년)때도 대지임대부 주택사업과 병행하여 통합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여야간 이견으로 자동폐기 되었다가 현 정부 들어서 공기업 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2010년 10월 1일 비로소 LH공사가 출범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토공과 주공의 통합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필요성을 공감해 왔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합자체에 대한 정책의 실패를 운운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동일한 업무를 두 공사가 경쟁적으로 벌이는 것은 누가 봐도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왔기 때문에 LH부실의 원인을 통합자체에서 찾기 보다는 정책적 원인과 외부환경, 내부 및 외부 프로세스 등 총체적인 접근을 통해 찾아야 한다.
 
정책적으로는 시장상황과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체 이전 정부때부터 추진해 온 국민임대 100만호나 혁신도시 등 개발사업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구 대한주택공사의 부채현황을 보면 국민임대 100만호 건설을 위해 토지보상을 시작했던 2003~2004년도부터 부채가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했고, 과거 한국토지공사의 경우에도 혁신도시와 세종시 토지보상이 시작되었던 2007년도부터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택지개발사업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정권이 바뀐 뒤에도 사업이 지속되고 있어 두 공사가 LH로 통합된 이후에도 부채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민임대100만호도 2012년까지 완료되는 사업이고, 혁신도시와 세종시도 20~30년에 걸쳐 추진되는 사업들로 완료되기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서 미분양이 없이 바로 현금화가 가능하다면 문제가 이 정도까지는 심각해지지 않았겠지만 최근의 부동산 경기는 안정을 넘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어 LH공사 뿐만 아니라 민간건설사들로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민간건설사야 팔리지 않으면 안 지으면 그만이지만 LH공사는 국책사업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을 중단하지도 못하고 더욱 어려운 여건에 있는 것이다 
 
가장 근원적인 원인은 부실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알 수 없는 내부회계시스템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사업지구별로 구분회계가 되어 있지 않아 어느 사업에서 얼마만큼의 손실이 나는지를 알 수 없게 됐다. 실시간 사업별 현금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회계구조였다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으로 부채가 불어나기 전에 사업을 축소하였거나, 정부정책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며 감독관청에서도 보다 일찍 위기를 감지하고 대안을 마련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업별 투입된 금액만 알 수 있고 결산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현행 시스템에서는 재무부실을 미리 감지하기란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사업추진을 위한 사전 타당성검토가 미흡한 것도 부실의 큰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감사원 감사결과, 민간이 공급하는 주택 수 등을 제대로 예측하지 않아 수요를 과다예측 하는가 하면 업무추진위원회도 거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하는 등 수요부족 우려지역을 택지로 선정하거나 타당성 재검토 결과 손실이 예정되는 사례와 같이 사업타당성 및 수요 등을 면밀히 분석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한 결과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검토되었다. 또한 택지개발사업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부당한 기반시설 요구에 대해 타당성 조사도 없이 무분별하게 수용하여 총 사업비를 크게 증가시켜 재정악화를 더욱 가중하게 했다. 총 사업비의 20%이상을 광역교통개선대책비로 조성원가에 반영하여 도로, 지하철, 지하차도 등을 설치하고 있는데도 이와 별도로 개발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도로, 도서관, 스포츠센터 등 기반시설 설치비가 총 사업비 4%에 해당하는 4조7천억원이 택지조성원가에 계상했거나 할 예정이라는 것이 지적되었다. 사전 타당성을 검토하지 않으니 만들어 놓고도 활용도가 저조하거나 사업비만 낭비되는 사례도 속출하였다. LH측이 부채의 원인으로 내세우고 있는 무리한 국책사업 추진도 타당성검토가 선행되었었다면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공기업으로서 국책사업도 아닌 PF(project financing)사업에 진출하여 손실을 야기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용납이 되지 않는다. 현재 LH가 지분을 투자하고 있는 회사는 33개이며 2천억여 원의 원금이 투자되었고, 2009년말 기준 투자가 회사가 지고 있는 부채 총액은 3조원에 달하고 있다. 그 중 6개 PF에서만 4천억여 원이나 되는 지분법상 누적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향후 PF청산 시 얼만큼의 부채를 감당해야 할지 가늠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민간에서도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PF에서 손을 떼고 있는 상황에서 LH의 무분별한 PF의 진출은 향후 더 큰 손실을 야기할 우려를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LH에 대한 지도감독의 부재가 통합이전부터 꾸준하게 늘어만 가는 부채문제에 제동을 걸어주지 못했던 것을 들 수 있다. 2003년도부터 LH의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로 바뀌었지만 감독관청의 장이나 두 공사의 사장 등 그 누구도 이러한 추세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고, 통합론이 불거져 나오면서부터 시작된 두 공사의 경쟁적인 물량확보 경쟁과 방만한 운영에 대해서도 모른 척 간과해 왔다. 사실 두 공사의 부채 증가문제는 수 년전부터 발생되어왔던 문제였고 통합되기 전부터 통합이 되고 자구노력을 하더라도 부채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뀌고 6명의 장관이 바뀌는 동안 그 누구도 LH의 부채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으며, 통합이 된 지 1년이 지나도록 구조조정이나 자산매각, 사업조정 등이 지지부진한 것은 공기업인 LH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국토해양부의 안일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Q.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부실의 원인이 총체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면 해결책도 총체적인 접근을 통해서 찾아야 한다. 물론 주거복지차원에서 국가 정책에 따라서 국책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 국가가 보전을 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업무관행을 개선하지 않고 통합 이후 조직과 사업에 대한 조정도 없이 무리한 국책사업을 시행하다가 적자가 났으니 책임지라는 식으로 국고지원이 법제화 정당화 되어서는 해법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정책사업의 경우 시장 상황을 봐 가면서 사업에 대한 속도를 조정하고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여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사업의 조정과 더불어 조직과 인력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며 두 공사가 소유하고 있는 중복자산에 대한 매각도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사업별 자금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회계시스템을 개선하고 향후 공기업으로서 LH가 반드시 해야 할 필수사업 위주로 사업과 조직을 축소하는 등 제살 깎는 아픔을 감내하며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나아가 공기업에 대한 주무부처의 관리감독 기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성과평가에 반영하는 등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LH가 현안 문제점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선진 공기업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