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총회의결 거친 예산집행 ‘정비사업비의 사용’ 포함 안 돼”

“총회의결 거친 예산집행 ‘정비사업비의 사용’ 포함 안 돼”: 대법원, ‘예산 범위 벗어나지 않는 이상’ 단서 달아 적법 판결; 2010.11.24 12:05 입력 | 2010.11.24 16:45 수정

도시재생신문 hjeong25.rn@gmail.com

[도시재생신문 정훈 기자] 정비사업조합의 임원이 자신에 대한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응소하기 위해 총회 의결로 정해진 범위 내에서 변호비용을 사용한 것은 관계 법령이 규정한 ‘정비사업비의 사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총회 의결을 거친 예산의 집행은 예산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이상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정비사업비의 사용’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위반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대법원 제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도시정비법 위반에 대한 상고심 선고에서 원심(부산지방법원 2009.11.20 선고 2009노3368 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 합의부로 환송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에는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4호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그러므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 법원으로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도시정비법 제24조는 ‘총회 개최 및 의결’에 관한 사항을 다루고 있으며 해당 조항(제3항)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중 한 가지로 제4호는 ‘정비사업비의 사용’을 명시하고 있다.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과 관련한 변호사 선임비용의 사용이 조합 총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는 도시정비법상 ‘정비사업비의 사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총회의 의결을 받지 아니하고 위 신청 사건의 선임비용 440만 원을 정비사업비에서 사용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이 같은 판단을 수긍키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도시정비법 제24호 제3항 제4호는 ‘정비사업비의 사용’에 대해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85조 제5호는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동조 제3항 각 호의 사업을 임의로 추진하는 조합의 임원’을 형벌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내용과 입법 취지 등에 비춰 보면 이미 총회의 의결을 거친 예산의 구체적 집행은 그 예산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이상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정비사업비의 사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조합의 정관 제21조는 ‘정비사업비의 사용 계획 등 예산안’에 대해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28조는 ‘조합의 예산 및 통상 업무의 집행에 관한 사항’은 이사회의 사무로 규정하고 있다”며 “해당 조합은 총회에서 2008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는데 그 예산에는 회의비로 2900만 원, 예비비로 1억7413만 원이 책정돼 있었고, 피고인은 자신을 포함한 조합 임원들에 대해 제기된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 응소하기 위해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변호사를 선임했으며 그 비용을 예산의 회의비 항목에서 제출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고인이 변호사 선임비용을 사용한 것은 이 사건 조합의 긴급한 업무 수행을 위해 총회에서 의결된 예산의 범위 내에서 구체적으로 예산을 집행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그 사용의 규모의 시기 등에 비춰 볼 때 예산의 용도가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그 항목을 전용(轉用)해 지출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