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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추진위 시공사 선정, 조합추인 유효: 대법원, “추인 결의도 시공사 선정 방법의 하나”; 2009.09.21 10:43 입력 | 2012.02.05 11:27 수정

홍순재 기자 rknews@rknews.co.kr

시공사 지위논란 일단락, 조합들 일제히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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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 전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선정된 건설사를 재개발조합설립 이후 총회결의로 추인하는 것도 하나의 시공사선정 방법이므로 적법하다.”
 
지난 7월 23일 대법원 제1부(재판장 대법관 김영란)는, 부산 사직1구역 조합원 최모씨 등이 ‘추진위단계에서 선정한 시공사를 조합설립 이후 총회에서 추인하는 것은 현행 도정법 상 무효’라며 제기한 총회결의무효확인 상소심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추진위가 선정한 시공사를 조합 총회에서 추인하는 것과 관련해 ‘추인의 형식이지만 별개의 시공사선정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부산고등법원(이하 부산고법)은 지난 5월 해당 사건과 관련, “2006년 8월 25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개정 이전에는 재개발조합의 시공사선정에 관한 별다른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조합정관에서 정한 방법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면 충분하다”고 판결했다.
 
이번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추진위가 선정한 시공사의 조합총회 추인여부를 놓고 혼란을 빚었던 전국의 재개발조합들은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원판결의 배경과 구체적인 내용, 그리고 의미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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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고법 “정관이 정한 방법이면 충분”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부산고등법원이 해당 고소인들이 제기한 ‘추진위 시공사선정 무효 확인’ 소송과 관련해 “소멸된 추진위원회를 상대로 시공사 선정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것은 부적합하다”며 각하한 것과 관련해 이들이 상소하면서 벌어졌다.
 
당시 부산고법은 “도정법 제15조제4항에 따라 추진위원회가 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와 의무는 조합이 승계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시공사선정의 경우 조합원 총회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승계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조합이 추진위단계에서 선정된 시공사를 추인하는 것은 추진위의 시공사선정과는 별개의 선정결의”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조합정관이 정한 바에 따라 시공사를 선정하면 충분하다고 보았다.
 
한편 추진위 시공사선정 무효부분에 대해서는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이미 소멸된 추진위원회를 상대로 시공사 선정결의 무효판결을 받아낸다 하더라도 현존하는 법률 및 권리관계에 대한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고, 이익이 없기 때문에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번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그동안 동일한 사안에 대해 엇갈렸던 하급심 판결과 추진위가 선정한 시공사를 조합이 추인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온 서울시나 법제처의 유권해석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조합이나 업계의 혼란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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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시공사 성정시기와 관련해 2003년 7월 1일 시행된 도정법은 재건축․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 모두 사업시행인가 후 조합이 선정하도록 했다.
그러다가 2005년 3월 18일 개정된 도정법 제11조제1항에서는 재건축의 시공사 선정 시기는 그대로 놔둔 반면, 재개발 시공사 선정 시기에 대한 조항은 삭제했다. 
 
당시 자금여력이 없어 시공사를 통해 운영비와 각종 용역비를 조달받아야 했던 전국 재개발지역 추진위원회들은 해당 법률을 ‘추진위 단계에서 시공사 선정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하고 앞 다퉈 시공사를 선정했다.
 
해당시기 서울과 수도권 등지에서만 건설회사별로 20~50개 이상의 시공권을 추진위원회로부터 따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300~400개 정도의 시공사가 이 시기에 선정됐다.
 
그러다가 법 개정 다음해인 2006년 5월 다시 동법 제11조가 개정되면서 재개발과 도시환경정비사업 모두 조합설립인가 뒤에 시공사를 선정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법 재개정으로 추진위 단계에서의 시공사 선정 결의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아파트가격 폭등 논란에 휩싸였던 정부 입장에서도 관련법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법원이 해당 시기 추진위원회들이 선정한 시공사 선정결의에 대한 무효소송에 대해 잇따른 ‘무효’판결을 내리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한편, 당시 추진위와 시공사들은 논란을 피하기 위해 법이 시행되는 2006년 8월 25일 이전까지 조합설립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조합설립 이후에도 법원은 잇따라 무효판결을 내렸고 혼란은 가중됐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이 원용한 부산고법의 판결에서는 “추진위원회의 시공사 선정결의는 효력이 없기 때문에 조합이 이와 관련된 권리나 의무까지 포괄승계 할 필요가 없다”고 보면서도 “법 시행 이전 상황에서 추진위가 선정한 시공사 선정 결의가 효력을 갖지는 못하지만, 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시공사를 선정한 절차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해당 조항과 관련 ‘제11조제2항의 개정규정 중 주택재개발사업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 법 시행 후 최초 추진위원회 승인을 얻은 분부터 적용한다’는 부칙 제2항을 근거로 “2005년 12월 21일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사직1구역의 경우 부칙 규정에 따라 시공사 선정방식을 제한하고 있는 제11조제2항을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합의 경우 법률상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법에 별다른 제한이 없어 정관에서 정한 방법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추진위의 결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도정법에서 정한 시공자선정결의로서 효력을 갖지 못한다는 의미일 뿐, 추진위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홍순재 기자 <A href="mailto:loving9417@gmail.com">loving9417@gmail.co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