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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분담 개략적인 산출만으로도 조합설립 가능”: 서울고법, 잇단 조합무효소송에 제동 걸었다; 2009.09.21 10:44 입력 | 2009.09.21 10:52 수정

홍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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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초기단계에서는 구체적이고 확정적인 비용분담액을 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략적인 비용분담액만으로 조합설립이 가능하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이하 서울고법) 민사 제9부(재판장 성기문)는 비용분담에 관한 기준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조합설립이 무효라며 일신연립재건축조합 일부 조합원들이 낸 소송에 대해 조합승소 판결을 내렸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결의나 조합설립 무효 등 소송에서 조합들이 ‘줄패소’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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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축결의, 개산액 만으로도 충분
 
지난해 6월 인천지방법원(재판장 김장훈)은 사업에 동참하지 않는 제갈모씨 등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제기한 일신연립재건축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제갈모씨 등은 “건물의 철거 및 재건축비용의 분담금액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재건축결의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인천지방법원 제12민사부(재판장 한영환)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조합측이 다시 항소했고, 서울고법원 1심판결을 뒤집은 것. 판결에서 서울고법은 사업초기단계에서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세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재개발․재건축사업의 특성을 상당부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재건축 추진과정에서 추가로 참가하거나 탈퇴하는 구분소유자가 생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법령의 개정, 주택시장 변화 등으로 외부여건이 변동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건축결의를 규정하고 있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중 ‘건물의 철거 및 신건물의 건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개산액’ 이라고 규정한 제47조제3항2호를 그 이유로 들었다. 개산액이라고 규정한 것 자체가 사업의 불가피한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조합설립인가 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조합창립총회 당시에 조합원들의 구체적인 비용분담액을 정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며 ‘건축물의 철거 및 신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개략적인 금액’이라고 규정한 도정법 시행령 제26조제1항2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번 서울고법의 판결로 비대위의 조합설립무효소송에 휘말려 사업이 진척돼 조합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조합들은 한 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순재 기자 <A href="mailto:loving9417@gmail.com">loving9417@gmail.co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