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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해임 위한 추진위 소집권자 “부위원장”: “추진위운영규정 17조6항 적용해야”; 2010.05.28 01:25 입력 | 2012.01.20 02:38 수정

송윤창 기자 songyc1@gmail.com

성남지원 확실한 가이드라인 제시해
 

“재건축추진위원장이 자신의 해임을 위한 추진위원회 소집권자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법 원칙이나 사회통념상 인정할 수 없다.”
 
법원이 추진위원회에서의 추진위원장 해임 시, 해당 추진위원회의 소집권자가 누구냐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추진위원장의 해임과 관련한 추진위원회의 소집권자는 추진위원장이 아니라, 추진위원회운영규정 제17조제6항의3에 근거, 부위원장이나 혹은 추진위원 중 연장자 순으로 대표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5민사부(재판장 구회근 외 2명의 판사)는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에 위치한 신흥주공재건축사업추진위원회의 추진위원장 해임과 관련해 해당 추진위원장인 신00씨가 현 부위원장인 서00씨를 상대로 제기한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관련내용에 대해 위와 같이 판단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자신의 해임을 목적으로 하는 추진위원회의 개최를 요구받은 위원장이 그러한 회의를 자발적으로 개최한다는 것은 사회통념상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법 17조6항에 근거해 부위원장이 추진위원회를 대표하는 것이 맞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추진위원회에서 추진위원장의 해임이 가능한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하급심 법원에서 일관되게 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려왔기 때문에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동안 추진위원회에서의 추진위원장 해임과 관련한 논란이 수없이 있어왔고, 통일된 의견이 수립되어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해 이번 사건을 기회로 이와 관련한 내용들을 종합 정리한다.
 

◆ 어떤 내용이 길래~
 
법원의 결정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업장의 관련논란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종합적으로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해당 사업장은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10번지 일대에 위치한 약 2200세대의 신흥주공재건축사업장이다. 
 
추진위원장 해임과 관련한 재건축추진위원회 내의 다툼은 지난 3월 6일 일부 추진위원들이 당시 추진위원장이던 신00씨에게 ▶‘주민제안에 의한 정비구역지정 반려’문제, ▶2003년 추진위원회설립 이후 6년간 고의적으로 감사를 선출하지 않은 문제 등 그동안 추진위업무 과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신00씨의 해임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소집하면서 발생했다.
 
신씨의 해임을 위한 해당 추진위원회는 당시 추진위원회 부위원장 중 연장자이던 박00씨가 부담을 느껴 사표를 제출하면서 또 다른 부위원장이던 성00 현 동대표회장이 소집했다.
 
추진위원장 해임안건을 중심으로 한 3월 6일 추진위원회는 전체 추진위원 97명 중 57명의 소집청구에 따라 열렸고, 해당 추진위원회에는 추진위원 전체의 80.6%에 이르는 79명이 참석했고, 참석한 위원 중 82%, 총 재적위원 기준으로는 66%에 이르는 65명이 당시 위원장이던 신00씨의 해임에 찬성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과정상에 전혀 절차상의 하자가 없으므로 위원장 해임이 유효하다는 것을 인정해 준 사례다.
 

◆ 신00씨의 주장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신00씨가 3.6 추진위원회가 추진위원장이 아닌, 부위원장인 성00 동대표회장이 소집한 것이기 때문에 운영규정상 절차를 따르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후 부위원장이면서 현 동대표회장인 성00씨 역시 자신이 소집, 결의한 3.6추진위원회 결과를 부인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모순된 행보를 보이면서 사태는 묘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현재 일부에서는 추진위원회 이후 신00씨와 성00씨와의 모종의 밀약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신씨가 당시 추진위원회가 무효라고 주장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추진위원회의 개최 등을 명시한 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제24조는 재적추진위원 3분의 1이 회의의 목적사항을 제시하여 소집을 청구하면, 추진위원장이 14일 이내에 회의를 소집해야 한다. 14일을 경과할 경우 감사가 소집해야 하는데, 해당 추진위원회 내에는 감사가 없으므로 소집을 청구한자의 공동명의로 소집해야 하며 그 경우 발의자대표의 임시사회로 선출된 자가 의장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부위원장 성00동대표회장이 14일이 지나기 전에 소집했기 때문에 무효’라는 것이다. 
 
14일이 경과했더라도 부위원장이 소집한 추진위원회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신씨는 주장하고 있다.
 
이후 신00씨는 자신의 위원장직을 그대로 주장하면서 해당 추진위원회의 결의 무효를 확인하는 가처분신청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해 왔다. 
 
첫 번째는 부위원장 중 연장자인 박00씨가 3.6추진위원회를 앞두고 제출한 사임서의 효력여부와 관련해 ‘추진위원회 소집권자가 박00씨냐, 아니면 성00동대표회장이냐’를 다투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추진위원회 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으로, 3.6추진위원회 자체가 무효이므로 추진위원회가 끝난 이후 조합원 김00씨, 서00부위원장 등이 자신의 적법한 위원장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원은 3.6추진위원회의 법적하자가 전혀 없다고 보고, 신00씨가 제기한 두 번에 걸친 가처분신청 모두를 기각했다.
 

◆ 법원의 판단
 
법원은 신00 前추진위원장의 주장을 단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신씨가 신청한 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은 기본적으로 추진위원장 해임을 다룬 3월 6일 추진위원회의 적법성여부를 기초로 하고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려줬다.
 
결정문에서는 우선 운영규정상의 각 규정이 모순되거나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각 조항을 총체적, 합리적으로 해석해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운영규정 제24조제2항에서 규정한 ‘위원장’은 추진위원회의 직책으로서 위원장이 아닌 추진위원회의 대표자로서의 위원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17조제6항에서 추진위원장 해임과 관련해서는 부위원장이 추진위원회를 대표한다고 규정한 이상, 부위원장이 추진위원회를 소집한 것에 아무런 법적인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법원은 “그렇지 않을 경우, 운영규정 제17조제6항제2호가 정한 ‘위원장의 유고’ 시에도 불필요하게 14일을 기다리게 돼있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추진위원회 개최를 지연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보았다. 
 
또한 “자신의 해임을 목적으로 하는 추진위원회의 개최를 요구받은 위원장이 그러한 회의를 자발적으로 개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사회통념상 자명한 사실로, 위원장 해임을 위한 추진위원회소집 시 14일 경과라는 것은 전혀 무용한 절차”라고 부연했다.
 
그리고 “운영규정 제18조제4항이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를 위원해임을 위한 추진위원회 소집 요건으로 따로 규정하고 있고, 의결정족수 역시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위원의 3분의 2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다”며 “다수의 요구가 없는 이상 부위원장이 임의로 위원장 해임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개최할 우려가 없기 때문에, 굳이 14일을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소집권자가 누구냐에 대한 이론이 있다고 하더라도, 추진위원회소집 발의를 한 3인이 모두 해당 추진위원회에 참석했고, 전체 재적위원의 80.6% 참석자 중 무려 82%가 위원장 해임에 찬성한 이상 14일을 경과해 회의가 소집되었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신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송윤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