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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로부터 불법 제공받은 대여금도 갚아야: 2012.07.25 13:01 입력

김소원 기자 rknews@daum.net

선량한 풍속, 사회질서에 위반한 경우는 제외
채권양도 통지의 도달, 객관적 상태 고려해야
 

시공사로부터 불법으로 자금을 대여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위반한 경우가 아니라면 채무자는 해당 채권을 갚아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또 채권양도의 통지가 채무자에게 도달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민사소송법의 규정을 유추·적용할 것이 아니라 주소·사무소 등 채무자가 사실을 파악할 수 있는 사회통념상 객관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법원은 A정비업체가 B시공사로부터 조합설립 후 시공자선정을 약속받고 빌려 쓴 9억 원을 갚아야 하는지에 대해, “부당이득의 반환청구가 금지되는 사유로 민법 제746조가 규정하는 불법원인은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행위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2003다41722)를 근거로 A는 B에게 채무를 갚아야 한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B는 A에게 추후 시공자로 선정되도록 하는 조건으로 9억 원을 무이자로 빌려주었고, 이 건과 관련한 뇌물죄와 관련한 소송에서 A는 9억 원 전액이 아닌, 9억 원에 대한 이자 부분만을 뇌물로 인정받은 사실을 인용했다. 따라서 9억 원 전액을 뇌물과 부정한 청탁과 관련한 재물로 볼 수 없고,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A가 B로부터 송달된 채권양도에 대한 통지를 받지 못했다는 원심의 판단에 대해서는, “채권양토의 통지는 채무자에게 도달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고, 여기서 도달이라 함은 사회통념상 상대방이 통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며 B가 송달한 통지서를 A가 정비업체로 일하는 조합의 직원이 받은 사실 등으로 미뤄 B가 고의적으로 자료를 접수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