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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청산 기준시점은 조합규약이나 총회결의로 정한 날”: ‘분양신청 만료 다음 날’ 합리적이나 주촉법下 예외 인정; 2010.07.20 13:35 입력 | 2010.07.20 13:55 수정

도시재생신문 hjeong25.rn@gmail.com

주택건설촉진법(주촉법)의 적용을 받는 조합이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조합원을 상대로 현금 청산을 할 경우 그 기준 시점을 해당 조합의 규약이나 총회 결의에 의해 결정된 날로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법) 안양지원 민사 제1부는 지난달 18일 선고(2009가합8760)에서 “청산 기준 시점을 변론 종결 시로 해 달라”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현금 청산 기준 시점은 분양신청 기간 만료일 다음 날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나 해당 조합이 임시총회를 열어 그 날짜를 특정하는 결의를 했고 그 결의에 하자가 없으므로 기준 시점을 이 사건 변론 종결 시로 해 달라는 원고의 청구에는 이유가 없다”고 판결했다.
 

◆ 미분양조합원, “(청산금) 많이 달라”
피고인 A아파트 재건축 조합(A조합)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 B동 572 외 2필지에 아파트 3개동을 재건축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지난 2002년 1월 안양시장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A조합은 조합 규약 및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조합원들로부터 2005년 3월 7일~3월 19일 1차 분양신청을 받았고 같은 해 3월 21일~4월 2일 2차 분양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원고 공 모 씨(61)가 위 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하지 않자 A조합은 그해 4월 10일 공 씨에게 신축 아파트 7동 101호를 임의 배정했다. 공 씨는 이조차 계약하지 않았다.
 
결국 A조합은 분양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이른바 미분양 조합원들에 대해 현금 청산하기로 하고 분양신청 만료일 다음 날인 2005년 4월 3일을 기준으로 현금 청산을 할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공 씨 등은 더 늦은 시점을 기준으로 현금 청산해줄 것으로 요구했다. 이에 A조합은 지난해 9월 임시총회를 개최해 현금 청산 대상자에게 2009년 8월 19일을 기준으로 한 감정평가금액(감평액)에 따라 청산하기로 하는 내용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원고 공 씨의 감평액은 4억3190만 원으로 결정됐고 A조합은 공 씨의 분담금 등을 제외한 2억1800여 만 원을 지급하려 했으나 공 씨가 수령을 거부했다. 결국 A조합은 지난해 11월 수원지법 안양지원에 위 금액을 공탁했다.
 
원고는 “미분양 조합원에 대한 현금 청산 기준일은 현시점이 돼야 한다”며 “2009년 8월 19일을 기준일로 정해 감정을 실시하고 그에 따른 청산금을 지급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시점으로 볼 수 있는 이 사건 변론 종결 시의 감정가를 기준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 ‘분양신청 만료일 다음날’이 합리적이나 예외인정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분양신청 만료일 다음 날을 그 기준 시점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나 피고 조합이 별도로 총회를 열어 기준 시점을 결의했으므로 그에 따라야 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의 현금 청산에 관한 권리가 분양신청 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권리임을 고려하면 피고의 청산금 지급 의무는 분양신청 기간 만료일 다음 날 발생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청산 대상인 목적물의 가액 평가 기준 시점 역시 분양신청 기간 만료일 다음 날인 2005년 4월 3일로 봄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 조합이 임시총회를 열어 원고 등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청산금 평가 기준 시점을 2009년 8월 19일로 하는 결의를 했으므로 그에 따라 감정평가를 실시하고 청산금을 정한 데에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게다가) 원고가 ‘이 사건 변론 종결 시를 기준으로 청산 대상 목적물의 가액을 평가해 청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에는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 주촉법 미분양조합원 처리규정 없어
이번 사건은 피고 조합이 설립인가 당시 적용받았던 주촉법에 미분양 조합원에 대한 처리 규정이 없는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A조합은 구 주촉법에 따라 설립인가를 받은 조합으로서 지난 2003년 6월 사업계획 승인을 얻었으므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3년 5월 29일 개정되기 전의 것ㆍ도시정비법) 부칙 제7조 제1항에 따라 그 사업시행방식은 구 도시정비법이 아닌 구 주촉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그런데 구 주촉법은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조합원에 대한 처리 방안에 대해 아무런 규정을 하고 있지 않으므로 미분양 조합원에 대한 현금 청산 방식은 민법 등의 일반 원칙의 적용을 받아 피고 조합의 총회에서 가결된 조합 규약, 관리처분계획 등에 의해 규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A조합의 규약은 ‘조합원이 분양신청 기간 내에 신청하지 않은 경우 접수된 신청서에 따라 동ㆍ호수 등의 배정을 완료한 후 잔여 세대에 한해 조합에서 임의 배정하며 그 지분은 조합에서 정한 기간 내에 금전 청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관리처분계획에는 ‘현금 청산에 해당하는 경우 그 청산금은 2개의 공인 감정기관 감평액의 산술평균 금액으로 청산하되 관계 규정에 따라 처리하고 동 청산금에서 당해 조합원의 이주 대여금, 연체이자, 소송비용, 청산비용 등을 공제한 잔액으로 현금 청산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현행법에도 미분양 조합원의 처리를 놓고 청산 대상자와 평가 방법 등만 명시하고 있을 뿐 그 기준 시점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현금 청산 기준 시점에 대해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한 판결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도시정비법 제47조에는 ‘사업시행자는 토지등소유자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해당하게 된 날부터 150일 이내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토지ㆍ건축물 또는 그 밖의 권리에 대해 현금으로 청산해야 한다’고 돼 있다.
 
각 호에는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자 ▲분양신청을 철회한 자 ▲제48조 규정에 의해 인가된 관리처분계획에 의해 분양 대상에서 제외된 자 등이 포함된다.
 
같은 법 시행령 제48조에는 ‘사업시행자가 법 제47조 규정에 의해 토지등소유자의 토지ㆍ건축물, 그 밖의 권리에 대해 현금으로 청산하는 경우 청산금은 사업시행자와 토지등소유자가 협의해 산정’하며 ‘이 경우 시장ㆍ군수가 추천하는 감정평가업자 2인 이상이 평가한 금액을 산술평균해 산정한 금액을 기준으로 협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