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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보수에 대한 약정 없으면 급여 지급 안 해도 돼”: 2012.10.15 18:53 입력

김소원 기자 rknews@daum.net

[도시재생신문] 보수와 관련한 약정을 체결하지 않았다면, 추진위원회 단계에서의 임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부산지법은 부산 A조합의 전 조합장 B씨가 추진위원장 재직기간동안의 밀린 월급을 달라며 A조합을 상대로 낸 임금지급청구소송에서 이 같이 판결했다.
 

■ 사건의 개요
원고인 B씨는 지난 2003년 7월부터 2005년 5월까지 추진위원장으로 재직했다. 그리고 조합창립총회에서 조합장으로 당선돼 재직하다 지난 2006년 8월 사임했다. 사임 후, 2007년 8월 B씨는 급여에 대한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2003년에서 2004년 12월까지의 밀린 급여와 퇴직금을 정산해 달라며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조합은 추진위원회 시기인 2004년 2월 주민총회에서 급여를 결정했고, 조합창립총회에서 추진위원회 결성 당시인 2003년 7월부터로 소급하여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그런데 2004년 12월에 다시 열린 추진위원회에서는 추진위원장 월 급여를 150만원으로 책정했고, 2005년 1월부터 조합설립까지 해당 금액을 급여로 지급했다. 반면, 창립총회 시에는 위원장 급여 등에 대한 별도의 결의를 받지 않았다.
 

■ 원고의 주장
하지만 B씨는 “2004년 2월 주민총회에서 임금을 결정했고, 결의내용은 2004년 12월 주민총회에서 변경하여 결의된 것이고, 따라서 조합창립총회 시에는 별도로 안건을 상정할 필요가 없었다”며, “조합은 밀린 급여와 퇴직금을 포함하여 233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2004년 2월 주민총회에서는 위원장 등 직원의 임금에 대하여 결정했고, 이를 조합창립총회에서 결의한 후 소급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다가, 그해 12월 주민총회에서 급여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냥 단순한 일부 변경결의에 해당하므로, 2004년 2월에 결의한 대로 밀린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B씨의 주장이다.
 

■ 법원의 판단
하지만 법원은 판단을 달리했다. 법원은 “추진위원회와 위원장의 관계는 민법상 위임관계”라고 전제하고 “위임계약은 무상계약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보수의 약정이 없는 한 수임인은 위임인에 대하여 보수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법원은 ‘2004년 2월 주민총회에서는 조합창립총회에서 추진위원회 기간동안의 밀린 급여와 관련한 별도의 결의를 받도록 하였으나, 창립총회 시에 이와 관련한 어떠한 결의도 없었던 점’을 근거로, “원고와 추진위원회 사이에 별도의 보수 약정이 없는 한 무보수라고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은 “2004년 12월 주민총회를 통하여 2005년 1월부터 B씨에게 급여를 지급하기로 한 것은 별도의 보수약정에 해당한다”고 보고 “2005년 1월 이전 추진위원회 단계에서의 보수와 관련하여서는 별도의 약정서나 조합원총회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며 B씨의 주장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