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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범박 재개발 내 신앙촌 소유권 논란 ‘종지부’: 서울 고등법원 H교회 S목사 측 항소심 기각 판결; 2011.07.21 10:45 입력 | 2012.02.01 15:39 수정

손동후 기자 sondh@rknews.co.kr

원고는 기존교단과 별개, 부동산 권리 주장 못해
이 모 씨 대신해 회사 직원, 소장 수령 추론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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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시 계수·범박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조합장 이희정) 내 이른바 신앙촌(부천시 계수동 5-2번지, 8-10번지 일대)에 대한 소유권 논란이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파기 환송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 등에 대한 소송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1일 현재 소유권이 등기돼 있는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로써 소유권이전등기말소 등을 주장해 오던 H협회(원고)와 여기에 속했다고 주장하는 H교회의 S목사 및 그 추종자들의 주장은 법원에 의해 이유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번 판결로 소유권 논란이 마침표를 찍음에 따라 계수·범박 재개발 구역의 사업이 박차를 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의 발단은 무엇인가
계수·범박 구역 내 이른바 신앙촌에 대한 소유권을 살펴보려면 우선 이곳의 형성 과정부터 이해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통상적인 재개발 구역과 달리 소유권 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서울고법의 판결문에 따르면 신앙촌은 기독교 교회 장로이던 고 박태선 씨가 자신이 성경에 나타난 감람나무로서 자신을 통해서만 구원을 받아 부활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교하면서 1960년 무렵 추종하던 신도들을 규합해 한국예수교전도관부흥협회(이하 기존교단)를 설립했다. 
 
기존교단은 현재 계수·범박구역의 신앙촌을 비롯한 그 일대의 부지를 매수한 뒤 고 이 모 씨에게 명의신탁했다. 이어 1975년 8월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의해 매매를 원인으로 한 고 이 모 씨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뤄졌다.
 
피고 중 하나인 H물산 주식회사는 1989년 신앙촌 부지 일부에 대해 고 이 모 씨를 상대로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았고 1996년 이에 다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뒤 이 부동산에 대해 나머지 피고들(신앙촌에 거주하던 주민 및 계수협의회)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또는 근저당설정등기가 완료됐다.
 
한편 고 박태선 씨는 1980년 7월께 기존교단의 신도대표자회의 결의 등을 거쳐 기존교단의 기독교적 색채를 제거하는 한편 자신이 절대자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세상에 내려온 구세주라고 자칭하며 명칭을 한국천부교전도관부흥협회로 변경했다.
 
이러한 교단 및 교단 명칭 변경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1982년 12월 ‘한국 예수교 전도관 정화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1983년 1월 65명이 모여 ‘한국 예수교 전도관 정화대책위원회’ 창립총회를 열어 회칙을 제정하고 민 모 씨를 회장으로 선출했다. 
 
그 후 정화대책위원회는 1983년 2월 임시총회를 개최해 조 모 씨를 H협회(원고) 회장으로 추대했고 이어 1983년 3월 다시 하 모 씨를 회장으로 추대한 뒤 12명의 위원을 선출하는 등 원고의 조직을 갖췄다. 즉 기존교단과 이름은 같은 것이다. 
 
원고는 1983년 9월 임시 위원회를 개최해 천부교도를 개종한 이탈 신도들에 대한 출교 및 제명 결의를 했다. 하 모 회장은 1985년 11월 사망했고 원고는 기독교계 목사인 김 모 씨, 유 모 씨 등을 순차로 회장으로 추대하다 1990년 현 대표인 김 모 씨를 회장을 추대했다.
 
원고는 고 이 모 씨 명의로 등기돼 있던 부동산에 대해 그 실질적 소유자가 원고임을 이유로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했다 패소했다.(대법원 1995년 6월)
 
이 확정 판결에서 대법원은 기존교단의 고 박태선 씨를 따르는 한국천부교전도관부흥협회와 이를 반대하는 원고로 분열됐고 기존교단의 재산은 분열 당시 교단 소속 신도들의 총유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또 1996년 8월 원고의 간부였던 안 모 씨와 김 회장이 기존교단의 자격을 모용해 사문서를 작성, 행사한 죄로 기소된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돼 확정된 바 있는데 이 판결에서도 기존교단에서 분리된 원고나 한국천부교전도관부흥협회는 기존교단과 동일성을 상실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2007년 5월 원고 외에도 남 모 씨를 대표자로 하는 한국예수교전도관부흥협회 계수교회가 기존교단의 권리의무를 승계했음을 이유로 신앙촌 부동산에 대해 소유명의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위 교회가 기존교단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패소해 확정된 바 있다.

 
◆원고는 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나
판결문에 따르면 위와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기존교단과 동일한 비법인사단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신앙촌 부동산은 원고가 사망한 이 모 씨에게 명의신탁한 것이다.
 
그런데 피고 H물산 주식회사가 사망한 이 모 씨를 상대로 한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면서 이 모 씨의 주소를 허위로 기재했다. 
 
H물산 주식회사 소속 직원이 이 모 씨인 것처럼 소송 서류를 송달받아 의제자백 형식으로 승소 판결을 선고받고 그 판결에 의해 신앙촌 부동산에 관해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는 것이다. 
 
위 판결은 허위 주소지로 송달돼 의제자백 형식을 빌려 편취된 것으로 적법하게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이 판결에 의해 이뤄진 H물산 주식회사 명의의 등기는 원인 무효라는 게 원고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물산 주식회사 대표이사였던 심 모 씨가 소송 사기로 고발 당하자 고발을 취소하는 조건으로 계수주민협의회에게 위 부동산을 시가의 10%에도 못 미치는 금액에 매도했고 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어 계수주민협의회 명의의 등기를 기초로 나머지 피고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졌다.
 
따라서 원고는 ▲무효인 H물산 주식회사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터 잡아 이뤄진 등기이고 ▲H물산 주식회사의 배임 행위에 적극 가담해 이뤄진 것으로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며 ▲나머지 피고들의 등기도 무효인 H물산 주식회사와 계수주민협의회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터 잡아 이뤄졌으므로 모두 무효라는 등의 주장을 했다. 

 
◆법원은 어떻게 판단을 내렸나
H물산 주식회사가 1989년 인천지방법원에 사망한 이 모 씨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때 그의 주소를 H물산 주식회사의 주소와 같은 경남 기장읍 죽성리 770으로 기재했고 그 주소로 소장 부본이 송달돼 의제자백으로 피고 회사 승소 판결이 선고됐다.
 
이 모 씨는 1986년 2월 출국해 위 소송이 제기된 무렵에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등기부상 주소 등은 죽성리 770으로 남아 있었다. 이 일대는 기존교단의 이른바 기장 신앙촌이 있는 곳으로 각종 기업체와 공장 및 주택이 설치돼 있는 곳으로 신앙촌 대표 주소지였고 신앙촌 우편취급국에서 우편물 관리 업무를 맡아 왔다. 
 
서울고법은 “H물산 주식회사가 이 모 씨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그가 외국에 거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소를 H물산 주식회사와 동일한 곳으로 기재했다”며 “그 사정만으로 소장 부본을 H물산 주식회사 직원이 이 모 씨를 가장해 수령했다고 추론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오히려 원고도 기존교단과 별개 단체로서 신앙촌 부동산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모 씨가 자신이 거주하던 기장 신앙촌에 소송 서류를 배제할 수 없다”며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H물산 주식회사가 이 모 씨를 상대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 소송에 대한 판결이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